고대 실크로드 도시의 잊혀진 화려함을 찾아서
나는 고리 중심지에서 약 10분 거리에 있는 우플리스치케 유적을 보러 길을 떠났다. 이 산비탈에 한때 도시가 번성했지만 지금은 아무도 살지 않는 버려진 도시가 있다고 한다. 지금은 아무도 살고있지 않은 이 버려진 도시에는 지금도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고 여행자들에게 그 시대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었다. 비록 지금은 폐허가 된 도시지만 입구에서부터 과거 이곳이 얼마나 큰 도시였는지 짐작이 갔다.
우플리스치케는 캅카스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유적지 중 하나인데 그 역사가 대략 2,000년이 훨씬 넘는다고 한다. 산비탈의 돌을 깎아 만든 이 동굴 도시를 구석구석 살펴보면 고대에 어떻게 이런 도시를 구축했는지 감탄이 절로 나온다.
입구를 지나 철계단을 올라가면 동굴도시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자연의 일부분인 것처럼 보이지만 인간의 정교한 솜씨가 느껴지는 그런 도시의 풍경을 보면 가슴이 벅차오른다.
도시 중심에는 1세기경 로마 통치 기간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커다란 광장이 있다. 이것은 극장과 종교이었던 것으로 추측한다. 이곳에 사람들이 많이 살던 시절에 광장에서 종교적인 연극과 의식이 행해졌다. 그리고 광장 한편에는 죄인들을 수감하는 감옥이 있는데 과거 주민들의 정치, 문화 활동을 하던 도시 중심지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고대의 잔해들 사이에 나는 기독교 공인 후 이곳에 지은 것으로 추정되는 교회를 발견했다. 과거 이곳 도시가 세워지기 전에는 사람들이 기독교를 믿지 않았지만 로마제국의 기독교 공인 그리고 국교화를 거치며 이곳에 교회가 세워졌다고 한다.
우플리스치케는 고대 실크로드 무역로의 중심지로 번성했는데 한때 인구 2만 명 이상이 살던 대도시였다. 하지만 점차 정치, 종교, 문화 중심지가 트빌리시 인근으로 이동하게 되었고 여러 차례 외세의 침입으로 파괴되어 버려진 도시가 되었다. 고대 도시를 뒤덮고 있는 무거운 공기는 많은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이곳에서 지금은 알 수 없지만 살았던 사람들의 순간순간 모든 것들이 궁금해졌다. 지금은 그저 남은 건축물과 돌 위의 흔적으로 그들의 삶을 상상하는 거 이외에는 가능한 게 없다. 무거운 역사의 공기는 내 마음에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겼고 이러한 과거의 파편들을 하나씩 찾아 이어가고 그리고 후세대의 남겨주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