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물과 아름다운 자연속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물은 인간뿐만 아니라 모든 동식물의 생명의 근원으로 여겨진다. 그러기에 많은 사람들이 깨끗한 물이 있는 곳을 찾아내었고 그곳의 물을 약수라는 이름으로 칭송한다. 깨끗하고 맛있는 물이 있는 곳은 많은 사람들이 찾아들고 유명한 관광지가 되기도 한다. 조지아에도 탄산수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곳이 있다. 바로 보르조미라는 도시다.
보르조미는 조지아의 도시이름으로 같은 이름의 탄산수가 전 세계로 수출되어 판매되고 있다. 내가 오랫동안 지냈던 러시아의 마트에서도 쉽게 볼 수 있고 한국의 일부 대형마트에도 진열되어 있다고 한다.
트빌리시 버스터미널에서 아침 일찍 버스를 타고 출발해서 보르조미에 도착했다. 버스터미널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도심지로 들어갈 수 있다. 사실 도심이라고 하기에는 그렇게 크지는 않다. 그래도 ATM, 상점, 식당등 필요한 것은 다 있으니 무리해서 많은 짐을 가져가지 않아도 된다.
내가 찾아갈 곳은 보르조미의 국립공원이다. 터미널에서 국립공원을 가기 위해서는 다리를 하나 건너야 하는데 다리를 하나 건너자마자 철길이 길게 보인다. 과거에 철도가 다니던 곳이라는데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철로라고 한다.
공원으로 향하는 길을 쭉 따라서 가면 기념품 상점도 있고 길 양옆으로는 휴양 리조트 같은 건물들도 보인다. 벌써부터 신선한 공기가 느껴지고 있었다.
그렇게 길을 따라 걸으면 보르조미 공원이 나온다.
공원의 입구부터 보르조미 광천수의 효능에 대해서 설명하는 간판이 보인다. 공원 입장 시에는 작은 물병 (3L 이하)의 물병만 들고 들어갈 수 있다. 왜 큰 물병은 반입이 안되는지는 나중에 알 수 있을 것이다.
이곳은 예카테리나의 샘이라는 광천샘이다. 과거 제정 러시아 시절 러시아 장군의 딸 예카테리나가 이곳에서 물을 마시고 지병이 나았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 이곳에서 깨끗한 물을 마시고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휴식을 하면 어떤 병이든 이겨 낼 수 있을 거 같다. 보르조미 공원의 가장 유명한 광천수라고 하니 작은 물병에 담아서 마셔보았다. 아까 입구에서 작은 병만 반입이 가능한 것도 이 예카테리나의 샘 약수를 부분별 하게 가져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고 한다. 약수 맛은 약간 짠맛이 나는 독특한 맛이었는데 전에 아르메니아 제르묵에서 마신 것과 비슷한 거 같았다.
예카테리나의 샘을 지나 공원 안쪽으로 잔잔한 계곡물소리를 들으며 걸어갔다.
바쁜 여행중의 휴식을 취한다는 생각으로 이날 만큼은 아무런 근심 걱정없이 보르조미의 공원을 하루종일 거닐었다. 보르조미는 제정 러시아시절부터 휴양지로 유명했는데 이곳에서 많은 유명인들이 휴식을 취하러 찾아왔다. 러시아의 작곡가 차이콥스키는 보르조미를 정말 사랑했다. 차이콥프스키는 보르조미에서 휴양을 지내고 돌아가서도 항상 보르조미의 아름다운 자연이 그립다고 했다. 이곳에서 약수뿐만 아니라 시간이 많으면 광천수 목욕을 즐길 수도 있다고 하니 시간이 많다면 이런 곳에서 아무 걱정 없이 휴식을 취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