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갖고싶은 엄마이고 싶었다.

제1장 내가 꿈꾸던 엄마의 모습 : 주변친구들의 엄마, 미디어속의 엄마들

by 선영

비가 오는 날이면 늘 마음 한구석이 조용해졌다.
학교가 끝나고 우산을 들고 교문 앞에 서 있는 친구들의 엄마들을 보면,
괜히 마음이 쓸쓸해졌다.
나도 엄마가 데리러 와주셨으면 하고 바라며 조심스럽게 물었던 날이 있었다.

“엄마, 비 오는 날에는 나도 데리러 와주면 안 돼?”
그때 엄마는 짧게, 단호하게 말했다.
“엄마는 일해야 돼. 가게 놔두고 어떻게 나가.”

그 말이 틀린 건 아니었지만, 그 순간의 나는, 단지 "그게 너무 아쉬워"라고 말해주길 바랐는지도 모른다.
엄마의 말은 차갑게 느껴졌고, 마치 내가 그 우산보다 덜 중요한 존재가 된 것처럼 느껴졌다.

엄마는 늘 가게를 지켜야 했고, 그게 우리 가족의 생계를 위한 일이었다는 걸 이제는 잘 안다.
비 오는 날, 손님은 줄어들지언정 매출이 사라지면 안 되는 그 현실도 안다.
하지만 그때는 몰랐으니까, 그저 엄마의 부재가 내 마음에 빗물처럼 스며들어 쓸쓸함으로 남았을 뿐이다.

그렇게 조금씩, 나는 엄마를 이해하기 시작했다.
현실적인 엄마. 감정보다 생존을 택했던 엄마. 하지만 동시에, 내가 꿈꾸는 엄마는 조금 다르기를 바랐다.

바쁠지라도, “그날은 마음이 쓰였어”라고 말해주는 엄마.
못 가더라도, “엄마도 네가 걱정됐어”라고 말해줄 수 있는 엄마.
이유는 같아도, 말의 온도가 다를 수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나는 내가 갖고 싶은 엄마의 모습도 바뀌어 갔다.

지금의 나는, 그때의 엄마를 이해하면서도 그 시절의 나를 꼭 안아주고 싶다.
비 오는 날 혼자 걷던 그 아이에게 “넌 소중한 아이야. 엄마가 너를 사랑해.”
그 말을 꼭 해주고 싶다.

그래서 나는, 내가 갖고 싶었던 그 엄마가 되기로 했다.
비 오는 날, 함께 걷지는 못했지만 마음만은 늘 아이 옆에 있을 수 있는, 말의 온도로 마음을 감싸주는 그런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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