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장 나의 어머니, 나의 거울 : 내 어머니의 양육 방식과 가치관
나는 '내가 갖고 싶은 엄마'이고 싶었다. 그 말엔 오랜 시간 동안 마음속에 자리했던 갈망과 결핍이 담겨 있다.
우리 엄마는 참 바빴다. 아버지는 집에 계신 날보다 밖에 계신 날이 더 많았고, 엄마는 아이 셋을 사실상 혼자 키웠다. 그런 와중에도 간식을 직접 만들어 주셨다. 떡을 쪄주고, 도넛도 손수 만들어 내어 주던 손길은 지금 돌아보면 엄마만의 사랑 표현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엄마는 늘 여유가 없었다. 삶이 벅찼고, 그 속에서 감정의 틈을 내는 건 사치처럼 느껴졌을지도 모른다.
엄마는 원칙이 강한 사람이었다. **"부모가 없을 땐 첫째가 부모 대신이다."**라는 말을 자주 했고, 내가 동생들에게 늘 양보하길 바랐다. 버릇없는 건 절대 용납하지 않았고, '발랑 까진' 모습도 싫어했다. 엄마는 모든 걸 엄마가 통제하는 방식으로 아이들을 키웠다.
내가 내 생각을 말해도, 엄마 생각과 다르면 “그건 아니야”라고 단호히 말하곤 했다. 엄마는 내가 자신의 말에 따르기를 원했고, 그 안에서 벗어나는 걸 받아들이지 않았다. 나의 가치관은 늘 엄마의 기준에 부딪혔고, 나는 조용히 순응하거나 몰래 나를 숨겨야 했다.
그때의 나는 외로웠고, 속상했다.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사람은 없구나’ 하는 느낌이 자주 들었다. 엄마를 원망한 날도 많았다. 하지만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문득문득 엄마가 이해되는 순간들이 찾아온다.
나도 여유가 없고, 나도 통제하고 싶어질 때가 있다. 아이에게 "그건 아니야"라고 단호하게 말하고 있는 내 모습에서, 문득 엄마의 그림자를 본다.
나는 엄마처럼 되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결국 나도 엄마의 모습을 닮아간다. 그러면서도 나는 내가 갖고 싶었던 엄마가 되고 싶다. 아이에게 다정하게, 세심하게, 여유 있게 다가가고 싶다.
그 마음은 엄마를 원망했던 나를 조금씩 용서하게 만든다. 엄마도, 그 시절의 엄마도, 그녀만의 방식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는 걸 이제는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