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장 나를 돌보는 엄마 되기 : 엄마와 개인의 정체성의 균형.
엄마와 나, 두 이름 사이의 균형을 찾으며.. 엄마가 된다는 건, 삶에 커다란 이름이 하나 더 생기는 일이에요. 그 이름은 무겁기도 하고, 벅차기도 하죠. 어느 날은 아이의 작은 손길에 울컥할 만큼 벅차고, 또 어느 날은 ‘엄마’라는 이름에 눌려 숨이 턱 막히는 날도 있어요.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은 진짜지만, 가끔은 문득문득 ‘나는 어디 있지?’ 하고 생각이 멈출 때가 있어요. 내가 좋아하던 음악, 내가 바라던 일, 내가 그리던 사람으로서의 모습들이 희미해져 가는 걸 느낄 때마다 ‘엄마’와 ‘나’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찾아야 할지 고민하게 되죠.
정체성의 균형은 ‘선택’에서 시작돼요. 육아는 하루 종일 선택의 연속이에요. 아침에 뭘 먹일까, 어떤 옷을 입힐까, 어떤 장난감을 꺼낼까. 그런데 그 수많은 선택 안에 ‘나는’ 얼마나 포함되어 있을까요?
엄마의 삶 안에도 '나의 선택'이 있어야 해요. 조금 더 일찍 일어나 좋아하는 책 몇 장을 넘겨본다든지, 아이 낮잠 시간에 혼자만의 산책을 해본다든지, 한 달에 한 번, 친구와 차 한잔 마시는 시간이라도
그건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나는 지금도 살아 있는 사람’이라는 감각을 되찾는 일이에요.
역할이 아닌 존재로 나를 바라보기로 했어요. 엄마로서의 나는 누군가를 위한 사람이고, 개인으로서의 나는 스스로를 위한 사람이에요. 이 둘이 충돌하지 않으려면, 내가 나를 ‘역할’로만 보지 않는 연습이 필요해요. 나는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애쓰는 사람이지만, 그보다 먼저, 불완전하지만 소중한 ‘한 사람’이라는 걸 잊지 않아야 해요.
완벽하려 애쓰기보다, 나답게 살아가려는 노력이 오히려 아이에게 더 건강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요.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은 삶이 어떤 모습인지 떠올려보세요. 아마도, 자신을 존중하고 주어진 역할과 더불어 자신의 삶을 지켜내는 사람이 아닐까요?
균형을 위한 노력은 아주 작고 사적인 것들로부터 정체성의 균형을 지킨다는 건 거창한 변화가 아니에요. 오히려 아주 작은 것부터 시작돼요.
내 이름을 기억해 주는 사람을 만나는 것, 아이의 일정을 관리하는 만큼, 내 일정도 소중히 여기는 것, 아이를 위한 사진을 찍는 만큼, 나를 위한 사진도 찍는 것, '엄마'가 아닌 이름으로 불리는 시간을 조금씩 늘려보는 것 이런 사소해 보이는 노력들이 쌓이면, 엄마라는 이름 안에 ‘나’라는 존재가 단단히 뿌리내리게 돼요.
나는 아이의 엄마이면서, 여전히 나이기도 하다. 엄마가 되었다고 해서 예전의 내가 완전히 사라지는 건 아니에요. 단지 새로운 이름이 하나 더 생긴 거예요. 엄마와 나, 두 존재가 충돌하지 않고 나란히 설 수 있는 삶. 그건 매일 조금씩 나를 잃지 않으려는 노력에서 시작돼요. 그리고 그 노력이 쌓일수록, 나는 아이에게도 더 좋은 엄마가 되어가고, 나 자신에게도 더 다정한 사람이 되어가요.
나는 오늘도 엄마로 살지만, 그 안에서 나를 지키는 사람으로도 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