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욕심을 내려 놓자.

by 선영


아이를 키우기 전의 나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말을 쉽게 믿지 못했다. 무엇이든 잘해야 안심이 되었고, 잘하지 못하면 스스로를 오래 몰아붙였다. 그 성격은 엄마가 된 뒤에도 그대로였다. 아니, 오히려 더 단단해졌다. 엄마가 되면 실수하면 안 될 것 같았다.

아이에게 상처 주는 말은 하면 안 되고, 감정이 흔들리면 안 되고, 항상 아이를 먼저 생각해야 할 것 같았다.

나는 아이 앞에서 울면 안 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울면 약해 보일 것 같았고, 부정적인 감정이 아이에게 그대로 전해질까 봐 두려웠다.

그래서 울음을 삼켰다. 눈물이 차오르면 잠깐 고개를 돌렸고, 마음이 무너질 것 같으면 괜찮은 척 웃었다. 엄마니까, 참을 수 있다고 믿었다.

아니, 참아야 한다고 믿었다.


완벽한 엄마가 되고 싶었던 이유


아이를 낳고 나서 나는 나도 모르게 완벽한 엄마가 되려고 애썼다.

아이가 울기 전에 먼저 알아채고, 아이의 마음을 항상 먼저 읽어주고, 실수 없이 하루를 보내고 싶었다.

그래야 아이가 상처받지 않을 것 같았고, 그래야 좋은 엄마인 것 같았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아이를 키우는 하루하루는 예상하지 못한 일들의 연속이었다.

잘하려고 할수록 더 흔들렸고, 완벽하려고 애쓸수록 나는 점점 나를 잃어갔다.

어느 날은 아이에게 화를 내고 나서 아이가 잠들고 난 후 혼자 한참을 울었다. “이러려고 엄마가 됐나” “왜 나는 이것밖에 안 되나”

그 질문들이 밤마다 나를 괴롭혔다. 내 감정을 말해야 한다는 깨달음 내가 변하기 시작한 건 아이에게 감정을 설명해줘야 했던 순간부터였다.

아이에게 “슬플 수도 있고, 화날 수도 있어”라고 말하면서 문득 깨달았다. 나는 내 감정을 한 번도 제대로 말해본 적이 없다는 걸.

아이에게는 기쁨도, 슬픔도, 속상함도 모두 자연스러운 감정이라고 말해주면서 정작 나는 슬픔을 숨기고, 속상함을 미루고, 화가 나도 참기만 했다.

그때 처음으로 나에게 물었다. 나의 감정은 언제 말해도 되는 걸까? 아이를 다 키운 뒤일까? 모든 역할을 완벽히 해낸 뒤일까? 그날 나는 알았다.

그 ‘언젠가’는 오지 않는다는 걸. 그래서 아주 작은 것부터 시작했다. “엄마 오늘 좀 피곤해.” “엄마도 속상했어.” 완벽하지 않은 말들이었지만

그 말들이 나를 조금 살려냈다.


완벽하지 않은 엄마여서 배운 것들


아이를 키우며 알게 되었다.

완벽하지 않아도 아이는 자란다는 걸. 엄마가 늘 웃지 않아도 아이의 하루는 무너지지 않는다는 걸.

오히려 엄마가 솔직할 때 아이도 자신의 마음을 말할 용기를 낸다는 걸. 아이 앞에서 눈물을 보인 날, 아이의 작은 손이 내 얼굴을 만지며 말했다.

“엄마도 울어도 돼.” 그 말 한마디가 내가 그동안 붙잡고 있던 ‘완벽한 엄마’라는 기준을 조용히 내려놓게 했다.

나는 이제 안다. 완벽한 엄마가 되는 것보다 솔직한 엄마가 되는 게 아이에게 더 큰 선물이라는 걸.


완벽하지 않아도, 우리는 자란다


엄마가 된 나는 여전히 부족하고, 여전히 흔들린다.

어떤 날은 잘해낸 것 같다가도 어떤 날은 모든 게 엉망인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그 모든 날들이 모여 나와 아이를 함께 자라게 하고 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실수해도 괜찮고, 울어도 괜찮고, 잠시 멈춰도 괜찮다. 아이와 함께 사는 삶은 완성형이 아니라 진행형이다.

나는 오늘도 배우는 중이고, 아이도 자라는 중이다. 엄마라는 이름으로 나는 아직 자라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조금은 말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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