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도쿄 돔

뼈아픈 경기였지만 그럼에도

by 공따라굴려볼까요

2026년 3월 8일, 일본 도쿄 도쿄돔에서 열린 WBC C조 대한민국과 대만과의 경기를 보기 위해

도쿄 돔에 다녀왔습니다.


K리그 경기장들에 대한 이야기를 쓰겠다고 해놓고 한 주만에 야구 경기를 보러,

그것도 일본 도쿄에 가서까지 경기를 본 것에 대해 쓰는 것은

K리그와 K리그 경기장에 대한 정보를 찾고자 하는 사람들에겐 전혀 필요가 없을 수 있다고 여겨질 수 있지만

직접 다녀온 도쿄 돔은 상상했던 것보다 휠체어를 탄 사람들에게 훌륭한 시설과 서비스를 갖추고 있었습니다.

이 경험은 알리지 않을 수가 없다, 쓰지 않을 수가 없다는 마음에서

K리그와 한국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죄송함을 무릅쓰고 도쿄 돔 방문기를 쓰게 되었습니다.


도쿄 돔의 외관

경기가 시작하기 2시간도 더 전에 미리 도쿄 돔을

찾았지만, 도쿄 돔엔 이미 상상을 초월하는 수의

사람들이 경기장 입장을 위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한국 대표팀의 건승을 위해 경기장을 찾은

한국 사람들의 말소리가 이곳저곳에서 들렸지만

그것보다 더 많이 들린 목소리는 대만 사람들의

목소리였습니다.

기본적으로 야구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큰

일본 사람들도 적지 않은 수가 한국과 대만 간의

경기를 보러 경기장을 찾았는데

정말, 정말 어마어마한 수의 대만 분들이

대만 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자칫하면 일행과 떨어지기 쉬울 정도로 많은 사람을 헤쳐 나아가야 했고, 올바른 입구를 찾는 것 또한

쉽지 않았습니다.


사전에 예매한 티켓(위)을 패0리마트에서 발권받은 후, 경기장 입구에서 정식 티켓(아래)을 배부받았습니다.

인산인해를 헤쳐가며 겨우 티켓박스에 도착했고,

저희는 직원 분께 티켓을 보여드리고

해당 좌석 측으로 향할 수 있는 입구를 여쭸습니다.

그러더니, 직원 분이 티켓박스에서 나오시곤,

입구 쪽까지 직접 안내를 해주시겠다고 하시더군요.

직원 분은 인파를 헤쳐나가면서

휠체어가 지나간다며 실례하겠자며 외쳐주셨고,

계속해서 뒤를 돌아보시며 저희가 잘 따라가고

있는지 확인해 가며 앞으로 향하셨습니다.

사소하지만 세심한 배려에 정말 감사했습니다.

직원 분의 안내와 함께 입구에 도착한 후에는

*사전에 예매한 티켓을 입구의 스태프 분께

다시 한번 보여드렸습니다. 티켓 확인 후에는

소지품 검사와 간략한 몸수색을 마치고, 이번에는 경기장 입구 쪽에 배치된 스태프 분께서 또다시 직접

좌석까지 안내를 해주셨습니다.

어떤 도움 없이 휠체어를 탄 사람이 혼자서 직접 휠체어석을 찾아가기에는 약간 뭔가 거쳐야 하는 과정이

좀 있다,라는 생각이 들긴 했습니다. 입구부터가 관계자용 출입구였고,

입구를 지나면 약간 vip 분들이 이용하는 것과 같은 통로를 이용했습니다. 통로를 지나면서

미디어석으로 향하는 길도 얼핏 보였고, 구장 내 상점 직원들과 경기장 내부 스태프들이 이용하는

전용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것 같은 느낌 등 누군가의 도움 없이 혼자 찾아가기에는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애초에 경기장을 입장할 때부터 스태프 분을 붙여주기 때문에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듯합니다.


* 예매 방법?

: 일본의 티켓 예매 사이트 '이플러스(Eplus)'라는 서비스를 이용했습니다. 휠체어석에 대한 '일반 판매'는

이플러스에서 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티켓 예매를 위해서는 이플러스라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문제는, 이플러스 사이트는 회원가입을 할 때 일본 현지의 주소, 전화번호 등을 요구하기 때문에 가입 자체가 어려웠습니다.

저 또한, 예매 직전까지 구매대행 서비스를 이용해야 하나, 고민을 했었지만 다행히 이번 여행에 함께해 준

일행의 지인 분께서 일본 현지에서 거주 중이셔서 그분의 도움을 받아 표를 예매할 수 있었습니다.

더 자세한 방법을 알려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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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석 주변에 계속해서 상주해주시던 스탭 분들, 장애인 화장실 이용 때도 도움을 주셨습니다.

좌석에 다다를 즈음, 좌석 주변에서 계시던 다른 스태프 분께서 저희를 발견하시고 자리에 둘러져있던 띠를 풀어주시고는, 자리까지 안내를 이어가주셨습니다. 좌석에 자리를 잡은 후, 검표가 다시 한번 더 있었고

화장실 이용, 푸드 코드 이용, 경기 종료 후 퇴장 등 몇 가지 안내 사항에 대해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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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화장실의 모습, 상당히 깔끔하고 간이침대까지 설치된 것 또한 눈에 띕니다.

여기서 화장실 이용과 관련해서 안내를 받으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았던 것이 있습니다.

상단의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장애인 화장실이 총 3개가 있습니다. 그중 2곳은 상시 개방을 하고, 한 곳은 잠겨져 있는데 이 한 곳은 상시 개방 중인 2곳이 모두 '사용 중'일 때 스태프 분께 화장실을 이용하고 싶다고

말씀드리면 잠겨져 있는 곳을 열어주면서 이용을 도와주시더군요.

처음에 이야기를 들을 땐 그냥 3곳을 다 열어놓으면 되는 것이 아닌가, 싶었는데 막상 화장실을 이용할 때

같은 상황이 발생해 스태프 분께 도움을 요청하여 기다림 없이 곧바로 화장실을 이용하게 되니

다 이유가 있었구나, 싶었습니다.

장애인석의 사진, 위치뿐 아니라 시설도 만족스러웠습니다.

휠체어석은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시야도 물론이거니와, 음식을 놓고 먹을 수 있는 테이블마저 깔끔하게

마련되어 있어서 경기를 보는 내내 눈과 귀뿐만 아니라 입도 즐거움을 느끼며 경기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그라운드까지의 거리 또한 그렇게 멀지 않았기 때문에 외야, 내야, 홈에서 일어나는 상황들을 놓치지 않고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동반자석도 심플하지만 특별히 어떤 불편함이 있는 의자는 아니었습니다.

경기를 같이 본 일행도, 다행히 만족스러워하며 경기를 봤다고 이야기해 줬습니다.

시설적인 문제는 전혀 없었습니다만, 경기를 보면서 아쉬웠던 점이 없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굳이, 정말 굳이 아쉬웠던 점 하나를 꼽자면 우리 대표팀을 위해 준비된 응원단이었습니다. 우리 대표팀의

공격 차례가 되면 응원단장님과 치어리더 분들께서 관객들을 향해 기립해 달라는 손짓을 해주셨는데

그때가 되면 하필 딱, 타석과 일부 베이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완전히 안 보였던 것은 아니었지만 상당한 시야 방해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어서 이닝이 바뀌고 응원단이 응원을 준비할 때면 일어나지 말라고

소리를 질러야 하나, 싶기도 했습니다.


돔 내부 직촬.jpg 휠체어석에서 바라본 경기장, 사진으로 보면 멀어 보이는 것 같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런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대회 시작 전에도, 그리고 또 경기 시작 전에도 대한민국 대표팀이 반드시 결과를 내야 하는 경기는

대만전이었습니다. C조에서 일본이 조 1위를 차지할 것이 분명했으며(실제로도 일본이 1위를 차지했다.)

8강으로 진출할 수 있는 조 2위를 노리고 한국, 대만, 호주가 경쟁하는 구도였는데 그중에서 객관적인 전력의

차이를 논하기가 어려운 팀이 한국과 대만이었습니다.

(당초 호주의 경우, 한 방이 있는 타선에 비해 투수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었으나, 1차전에서

대만을 상대로 무실점 승리를 거뒀고, 이는 C조의 대혼란의 전조였습니다.)

실제로 경기는 팽팽하게 흘러갔습니다.

2회 초, 대만의 4번 타자 장위청이 류현진의 3구를 받아쳐서 홈런을 만들어냈습니다.

이후 5회에 대표팀의 위트컴이 비록 병살타를 치긴 했지만 3루에 있던 안현민을 홈으로 불러들이면서 경기의 균형을 만들어냈지만 6회 초 대만의 리드오프 정쭝저 선수가 곽빈과의 승부 끝에 솔로 홈런을 치면서 다시 한번 대만의 리드를 챙겼습니다. 경기장에서 볼 때 상당히 키가 작아 보이던 선수였기 때문에 전혀 파워를 의심하지 않았던 선수였기 때문에 홈런이 나왔을 땐 정말 벙쪘습니다. 다행히 곧바로 6회 말에 김도영이 호쾌하고

큼지막한 2점 홈런으로 역전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김도영 선수가 홈런을 쳤을 때, 경기장에 가득했던 대만의 응원단이 순식간에 조용해진 순간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3:2로 대표팀이 앞서가던 8회, 약속의 8회라는 말은 단순히 우리에게만 해당되는 말이 아니었습니다. 8회 초 2 아웃 주자 2루 상황에서 대표팀의 투수 데인 더닝의 공을 대만의 페어차일드 선수가 받아치면서 도쿄돔의 우측 담장을 넘겼습니다. 대만 팬들로부터 많은 기대를 받았으나, 미비한 활약으로 절체절명이었을 페어차일드 선수는 일본전에서 보여줬던 대형 파울 홈런의 아쉬움을 대한민국 대표팀을 상대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습니다. 8회 초 페어차일드 선수의 홈런이 나왔을 때

도쿄 돔이 정말 떠나갈 듯, 대만의 응원단들은 환호했습니다.

그러나 그 환호도 잠시, 8회 말 기아의 슈퍼스타이자 이젠 대한민국의 슈퍼스타인 김도영 선수가 극적인 동점 적시타를 치면서 경기는 정규 이닝 내에 승부를 내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결과는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김주원 선수의 아쉬운 주루 플레이 끝에 대표팀은 5:4의 스코어로

대만에 패배했습니다.


정말 다행스럽게도, 악명 높은 경우의 수를 뛰어넘어 대표팀은 호주를 상대로 7:2의 승리를 거둬 8강에 진출했습니다. 하마 타면 직관을 간 보람이 없을 뻔했습니다. 한국 시간으로 내일(2026. 03. 14.) 오전 8시 마이애미 론디포 스타디움에서 도미니카 공화국을 상대로 8강 경기가 진행될 예정인데, 이미 기적을 이뤄낸 만큼,

최선을 다해서 자신의 최선의 경기력을 보여주겠다는 생각만으로, 그리고 부상 없이 대회를 마무리하길 바랍니다.

(물론, 또 한 번 기적이 우리 대표팀의 손을 들어주길 간절히 바랍니다.)



Where's next?




쿠키

경기를 마치고 헛헛한 마음을 달랠 겸, 경기장 지하에 자리한

일본 야구 박물관과 명예의 전당을 방문했습니다.

입구는 그렇게 크지 않았지만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를 내려갔더니 그 규모가 꽤 컸습니다.

일본 프로야구부터 일본에 처음 야구가 도입됐을 시기, 일본 야구의 뿌리 고시엔 등 일본 야구를 지탱해 온

여러 역사와 흔적들을 천천히 볼 수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일본 야구에 큰 공을 기여한 사람들의 현판을

모셔놓은 명예의 전당도 볼 수 있었는데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일본 야구에 공헌했다는 점을 볼 수 있었습니다. 박물관에서는 우리 야구팬들에게도 친숙한 이름인 장훈 (張本勲 | Harimoto Isao) 전 선수에 대한 기록과 현판 또한 볼 수 있었습니다. 박물관의 마지막 공간은 2023 WBC 우승을 기념하는 기념관이었는데

당시 대표팀 선수들의 사인볼과 경기장의 베이스, 흙, 선수들이 썼던 글러브 등을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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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의전당 화장실.jpg
일본 프로야구 전시관 (좌), 명예의 전당에 모셔진 장훈 선수의 현판(중), 야구 박물관 내부에도 있는 쾌적한 장애인 화장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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