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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게인 Apr 13. 2022

잘 나가는 클럽의 회원권 - NFT

NFT를 평정하고 있는 BAYC의 미래는?

 저는 상당 부분 NFT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해 왔습니다. 물론 그러한 의견은 아직도 유효합니다. 실제로 많은 NFT 그룹들이 이미 한계에 부딪히기도 했고요. NFT 자체를 부정하는 게 아니라 형성된 시장과 NFT가 이야기하는 가치가 맞지 않는다는 게 핵심이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지속적으로 영역을 늘려나가고 있는 NFT 그룹이 있습니다. BAYC를 제작한 유가랩스죠. 최근 유가랩스가 크립토펑크를 인수하면서 NFT계에서는 가장 큰 인수합병이 벌어졌습니다. 코인을 비롯하여 다양한 분야로 팔을 뻗기 시작한 BAYC의 도전은 어디까지 도착할 수 있을까요?









크립토펑크와의 합병으로 BAYC는 확고한 NFT계의 일인자가 되었습니다.


 얼마 전 유가랩스에게서 유출된 PPT 문서가 세간을 달궜습니다. 심지어 시기상 유가랩스에서 '아더 사이드'라는 여러 NFT를 아우르는 대형 메타버스 프로젝트를 발표하기 얼마 전이였죠. 올해 2월에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그 PPT는 그들의 목적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들이 메타버스를 구축하여 20만 개의 랜드, 즉 가상의 땅을 판매하고 거기에서 자원이나 유물을 생산하고 거래하며 하나의 경제체제를 구축하는 메타버스를 만들겠다는 설계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그들은 수많은 NFT를 합병하고 'APE'코인을 출시하여 하나의 경제체제를 구축하는 것이죠. 


 물론 유가랩스 측에서는 예전 자료이고 자신들과 관련이 없으며, 지금은 그 내용 중 많은 것들이 바뀌었고 앞으로도 바뀔 것이라고 대응했습니다. 하지만 APE코인이 발매된 시점을 비롯하여 여러 가지 현재의 움직임으로 보면 완전히 근거 없는 소리는 아니었던 걸로 보입니다.




 저는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이 결국 NFT는 '예술'과의 연관성을 약화시키고 '콘텐츠'의 개념을 앞으로 가져오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크립토펑크와 BAYC는 방식이 좀 달랐습니다. 크립토펑크가 저작권의 개념이 강했다면 BAYC는 라이센싱 사업처럼 접근했습니다. BAYC는 자신들의 NFT를 보유하는 것에 대해서 일종의 '회원권'처럼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 '회원권' 구매자들을 대상으로 파티도 열어주고, IP를 활용하는 2차 창작에 대해서도 자유를 부여하면서 '거래'가 활발해지는 방향에 주목했죠. 대기업에 협업을 제안하고 이슈를 만들기 위해 꾸준히 유명인사들과 접촉했습니다. 당연히 그러한 유명인사들도 자신이 '회원'인 BAYC가 유명해지는 것에 손을 들어주게 되었죠. 


아디다스와 같은 대기업들의 손을 잡으면서 BAYC는 'NFT의 원조'라 불리던 크립토펑크를 완전히 눌렀습니다.


 결국 NFT의 증명은 '회원권'이 되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증명' 자체에는 어울리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인간의 '구별 짓기'의 본능을 자극한 것이라고 볼 수도 있죠. 그 '회원권'을 들고 있는 사람들이 유명인, 대기업 위주라면 보통 사람들이 그 회원권을 구매하고 싶지 않을 리가 없으니까요. 결국 BAYC는 승승장구를 이어가며 주변 NFT들을 흡수하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저는 이러한 NFT의 행보에 대해서 그렇게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 않습니다. 어찌 보면 NFT의 본래 목적인 '증명'이라는 것에 있어서 '회원권'이라는 형태가 딱 맞아떨어진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다만 이것이 NFT가 가지고 있는 각 증명 간의 개별성은 오히려 옵션에 가까워졌다는 것이죠. 실제로 BAYC는 NFT의 소유자에게 저작권적 가치도 부여하여 2차 창작에 대한 권한도 부여하긴 했습니다만 그렇게 활용하게 되는 사례는 아무래도 일부일 수밖에 없습니다. 또 그러한 2차 창작을 목적으로 구매하는 사람도 그리 많지 않을 겁니다. 창작자들은 보통 자신이 직접 창작한 1차 콘텐츠를 만들기를 원하니까요. 결국 BAYC의 각 NFT는 개별성을 갖는 게 아니라 그냥 BAYC의 이름을 달고 있는 '한정 회원권'이라는 느낌이 더 부각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이것이 갖는 의미는 큽니다. 이러한 '한정 회원권'은 '예술'일 필요가 없습니다. 단지 자본만 투자되어도 의미를 갖는다는 것이죠. 예를 들어서 애플에서 사과로 NFT를 만들어서 모든 애플 제품 구매자들에게 배포하고 그걸 '입장권'삼아서 행사를 계속 진행하는 것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건 NFT가 해야 할 영역이 아니었다는 것이죠. 지금 유가랩스가 발 빠르게 움직이는 이유도 이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입니다. 이 세상에 수많은 메타버스가 있다면 사람들이 먼저 선점하게 된 메타버스가 유리하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유가랩스가 메타버스를 대놓고 노리는 Meta나 MS와의 대결에서 유리한 지점은? NFT를 이용해서 생태계를 먼저 선점하는 것 이외에 별로 없습니다. 게임이 그들의 주 분야는 아니니까요.


결국 모든 블록체인 기술의 목적지는 메타버스 연착륙이 될 수밖에 없는 걸까요?


 실제로 어떻게 흘러가게 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애초에 NFT나 블록체인 시장 자체가 불안정한 기반 위에 형성되어 있습니다. 가상화폐가 주목받았지만 실제 블록체인의 기반은 보안 및 암호화 기술인 것처럼 말이죠. NFT 역시 '교환 불가능한 증명'이라는 이름에 무색하게 변해가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아니 어쩌면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걸지도 모르죠. 결국 모든 기술은 '가치'로 판명이 나니까요.










 최대한 긍정적인 면을 보자면 '디지털 아트의 DAO'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같은 아트웍을 기반으로 투자한 투자자들이 자신들이 투자한 디지털 아트웍이 활발하게 거래되고 비싸게 되도록 만드는 네트워크 마케팅 같은 것이죠. 그리고 그렇게 가격이 올라갈수록 자신의 '회원권'역시 비싸게 거래되니까요. 아직까지는 매우 성공적입니다. 저스틴 비버를 비롯한 스타들의 구매와 대기업과의 협업, 오프라인에서의 파티 개최 등 이슈를 선점했고, 그로 인해 거래량이 늘고 당연히 자본이 모이고 있으니까요.


 탈 중앙화 되어 있지만 중앙에서 움직이는 유가랩스 같은 존재가 있어야만 결국 회전이 되는 것을 보면 DAO들이 오래가지 못하는 이유도 슬쩍 엿볼 수 있습니다. 탈 중앙화라는 듣기에는 좋은 말을 앞에 세워도 현실적으로는 핵심이 야경국가일 가능성이 높은 것이죠. 유명인과 대기업의 물량공세에 인간의 허영심과 욕망을 적절히 조절하면 충분히 '돈'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겁니다. 돈 이외의 가치에 대해서는 모르겠지만요. 






@게인


커넥티드 인사이드에서는 

4차 산업, 게임, 인문학 그리고 교육에 관해서

가볍거나 무겁거나

다양한 방식으로 서로 연결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다뤄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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