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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게인 Jan 22. 2022

비트코인은 VIP를 유지할 수 있을까? (1)

희소성과 차별의 경제학

 비트코인이 엄청난 가치를 갖게 된 것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실제로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일까요?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의 무궁한 가치? 국가적 화폐 한계의 극복? 아니면 희소성? 자금세탁의 용이함?








 비트코인은 기본적으로 2100만 개가 채굴의 '한계'입니다. 애초에 그 이상의 비트코인은 발행되지 않는다는 이야기입니다. 즉, 채굴형 가상화폐의 핵심 중 하나로 작동하고 있는 채굴이 '비트코인'에서는 적어도 멈추게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에 대해서 다들 많은 걱정과 우려를 하고 있죠. 비 채굴형 가상화폐와는 다르니까요.


 비트코인의 채굴 속도는 날이 갈수록 떨어지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아무리 그래픽카드의 발전 속도가 눈부시다 하더라도 비트코인의 채굴 속도가 미친 듯이 빨라지진 않습니다. 물론 그것을 보완하기 위한 채굴기가 등장했고, 더 이상 그래픽카드로 '비트코인'을 채굴하는 것은 비효율적이 되었습니다만, 그래도 초창기에 그 당시의 그래픽카드로도 순식간에 채굴되던 시기를 생각해보면 답답하기 이를 데가 없겠죠.


 인터넷에 자주 돌던 '썰'이 있었습니다. 아니, 썰이긴 했지만 실제로 있었던 일이었죠. 


 비트코인이 나온 지 1년이 조금 더 지난 2010년 5월 경, 채굴을 돌리던 미국 플로리다 지역의 유저가 당시 비트코인 포럼이라는 커뮤니티에 피자를 먹고 싶다고 글을 올려서 무려 1만 비트코인과 파파존스 라지 사이즈 피자 2판(당시 30달러 정도)을 교환한 일이 있었던 것이죠. 물론, 몇 년 후의 일이긴 하지만 그 사람은 몇백억 원짜리 피자를 먹은 셈이라면서 한 때 커뮤니티를 달궜습니다.


 그 사람의 입장에서는 당시에는 비트코인 채굴이 아주 어려운 것도 아니었고, 거래가 활발이 이루어지던 시기도 아니었기에 그렇게라도 한 것일 테죠. 그러나 다른 면에서 바라보면 '가상화폐'가 실물경제에 거래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지표였기도 합니다. 그것이 첫 실물 교환에 대한 기록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가상화폐 업계에서는 5월 22일을 비트코인 피자의 날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피자는 못 참죠...


 그렇게 그저 재미 삼아, 또는 반신반의로 이뤄지던 '채굴'이 어느새 무시무시한 양이되어 이제는 가상화폐라는 것은 '없는 일'로 돌아갈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2천만 개 가까운 비트코인이 전 세계의 경제를 흔들고 있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자면, 비트코인이 가치를 갖게 된 가장 큰 원인은 결국 희소성입니다.


 다른 모든 요소가 받쳐 주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긴 하지만 핵심은 비트코인의 희소성을 누군가는 가치로 바꾸길 원했고, 그것이 서서히 정착되면서 성공에 이르렀다는 것이죠. 물론, '검은돈' 세탁에 쓰였다는 불명예도 같이 가지고 있습니다만.


 그런데 이러한 비트코인의 희소성으로 인한 성공은 사실은 비트코인 때문이 아닙니다. 모든 희소성이 그렇듯 말입니다. 


 사실은 '알트코인' 때문인 거죠.


 2009년 처음으로 비트코인이 나타났고, 2011년 라이트코인, 네임 코인 등이 비트코인에 대한 보완점 또는 추가적 사항들을 넣어서 만들어진 코인들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는데 이를 알트코인(Alternative coin)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2015년 러시아 개발자에 의해서 탄생한 이더리움은 현재 몇 년간 부동의 2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알트코인입니다. 애초에 비트코인의 소스는 공개되어 있어서 이를 토대로 다른 코인들이 우후죽순으로 태어날 수 있었죠. 그 중에서도 이더리움은 나름 보안에도 뛰어난 장점을 갖고 있어서 이더리움은 빠르게 자리를 잡았습니다. 2014년도에 워낙 거하게 거래소가 털려서...


 그런데 가상화폐와 함께 항상 나오는 이야기가 '블록체인의 안정성'인 것 치고는 가상화폐는 생각보다 자주 해킹을 당했습니다. 업계 2인자로 자리를 굳히고 나아가 비트코인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이더리움은 2016년에 이미 DAO 시스템의 허점을 파고든 (DAO에 대해서는 다른 글에서 살짝 다뤘으니 넘어갈게요) 해커에 의해서 총량의 10%가량을 해킹당했습니다. 당시로도 몇백억에 달하는 양이었죠. 그리고, 지금 2022년 며칠 전 또다시 이더리움 해킹 건이 터지면서 가뜩이나 가상화폐의 침체와 맞물려서 극심한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죠. 

 

 잠깐 이야기가 약간 엇나갔는데, 2022년 1월 22일 현재 비트코인의 1 비트코인 당 시세는 4300만 원 정도입니다. 그리고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이더리움은 1 이더리움 당 300만 원 정도죠. 물론 시세는 순위가 낮아도 꽤나 비싼 코인들이 존재하긴 하지만 거의 거래량만큼이나 높은 가치를 보유하고 있는 코인들이죠. 그리고 다른 것보다 3위 이하의 코인들의 가치나 순위가 요동치는데 비해서 꽤나 오랜 기간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도 그런 이유가 됩니다. 우리가 2017년도 광풍의 핵심 중 하나였던 리플이나 다른 코인들이 10위 언저리에서 100위권까지 다양하게 포진한 것에 비해서 안정적이라고 느끼는 것이겠죠. 


 그럼 왜 이렇게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안정적이라고 느끼는 걸까요?




금은 언제까지 금값일까요? (... 죄송합니다)



 화폐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고 계시는 분들이라면 익숙한 개념 중에 하나가 '금본위 제도'입니다. 실제로 미국 달러는 미 중앙은행에 갖고 가면 같은 가치의 금으로 교환을 해주도록 되어있었습니다. 즉, 기본적으로 금을 본위로 한 화폐의 가치를 보증해 주는 것이죠. 물론 지금은 페트로 달러 시스템에 의해서 직접적으로 교환해주지는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그럼에도 여전히 금 보유량은 중요합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화폐는 기본적으로 다른 무엇인가의 보증을 받습니다. 그런데 모든 화폐가 금을 기본으로 할 수 없으니 가장 안정적인 화폐들, 절대 망하지 않을 것이며 변동폭이 극심하지 않을 화폐들을 보통 기준으로 삼게 되고, 우리는 그것을 기축통화라고 부릅니다. 현재는 미 달러를 비롯하여 유로, 위안 등이 보통 기축통화로 사용됩니다. 


 그런데 위에 말씀드렸던 내용 중에 '절대 망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는 국가 간에는 성립할 수가 없는 말이죠. 그래서 기축통화를 하는 나라는 혹시라도 경제가 흔들릴 때를 대비하여 평소에는 금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위의 돈을 교환해줄 만한 금을 어느 정도 보유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금 보유량에 있어서는 여전히 전 세계에서 당연하다는 듯이 미국이 압도적이라서 미국이 양적완화 지속이라는 기축통화로서 상상하기 어려운 불안정성을 세계에 던졌음에도 다들 아무 말도 못 하는 거죠. 물론 이번엔 양적긴축이라는 또 다른 혼돈이 기다리고 있지만... 어찌 됐든 그런 이유로 대부분의 나라는 금을 직접 보유하는 것이 아닌 '달러, 위안, 유로'등을 보유하게 됩니다. 이게 바로 IMF로 우리에게 익숙해진 '외환보유고'죠. 


 내용이 예전에 올린 가상화폐 내용과 중복이 되는 부분이 좀 있어서 약간 스킵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가상화폐에서 '금'은 무엇일까요? 


 제가 내놓은 답은 '금'은 '금'입니다. 


 무슨 소리냐고요? 결국 비트코인이든 이더리움이든 실물 통화로 변환되지 않으면 그 가치를 사용하기 어렵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그 기존의 통화는 기축통화로 보증을 받고, 다시 그 보증에는 여전히 어느 정도 금에 비중이 있는 것 처럼요. 그리고 그것을 가상화폐에 옮겨보면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비트코인'은 가상화폐에서는 '기축통화'같은 역할을 하고 있지만 '통화'라는 전체에서 봤을 때는 '알트코인'의 운명입니다. 그리고 '이더리움'은 '알트코인'의 '알트코인'인 거죠. 당연합니다. 가상화폐 자체가 'alternative' 즉, 현실 통화에 대한 일정한 대안의 영역으로서 설계된 것이니까요.




(2부에서 계속...)


https://brunch.co.kr/@8e1c734a3dbc4e2/45




@ 게인



커넥티드 인사이드에서는 

4차 산업, 콘텐츠, 인문학 그리고 교육에 관해서

가볍거나 무겁거나

다양한 방식으로 서로 연결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다뤄보고자 합니다.


#커넥티드인사이드 #게인 #비트코인 #가상화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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