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메타버스로 간 까닭은?
인간의 뇌는 여러 가지 복잡한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실제 인간의 뇌의 사용 방법이나 범위는 아직도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죠. 컴퓨터는 흔히 말하는 폰 노이만 구조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데, 이는 인간의 뇌와 사고를 모방한 방식입니다. 심지어는 그렇게 발전한 현대의 컴퓨터조차도 아직도 인간의 뇌와 일치하는 방식은 아닙니다. 조금 더 비효율적인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죠. 그래서 램과 cpu 간 간극이 없는 컴퓨터의 개발도 현재 한참 이슈로 올라오고 있는 추세입니다.
단순히 이런 물리적 구조만 인간을 닮은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어렵게만 생각하는 프로그래밍의 대부분은 인간의 논리적 사고와 구조를 가져다 옮겨놓은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제가 비논리적이라서...?
4차 산업이 교육계에 가져다준 열풍의 정점에는 코딩 교육이 있습니다. 참 애매한 것이 이전의 '프로그래밍'교육과 '코딩'교육의 차이점 이겠죠. 음... 정확하게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만 이렇게 설명드릴 수 있겠네요. 코딩 교육을 국어 교육이라고 친다면 프로그래밍은 문학이나 논술 교육 정도라고 보면 될 겁니다. 우리가 글을 배운다고 누구나 문학을 잘 다루는 게 아닌 것처럼 말이죠.
어떻게 봤을 때는 프로그래밍 교육의 기초가 코딩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 두 가지 영역을 관통하는 키워드 중 우리에게 지금은 익숙한 단어가 하나 있죠. 그건 바로 '알고리즘'이라는 것입니다.
제가 얼마 전 다른 글에서 'ms와 액티비전블리자드 인수'에 대해서 잠시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마이크로 소프트(MS)'의 현재 행보의 목적이 메타버스를 만드는 것이라고 했죠. 그 이전부터도 'MS'가 쭉 메타버스를 목적으로 해왔습니다만, 그래도 이렇게 커다란 딜을 띄우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존재합니다. 그중 하나는 반독점에 대한 의지 표명이죠.
대기업 왜 안 살리냐고 난리 난 우리나라의 분위기와는 다르게 미국은 현재 대기업과의 전쟁 중입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공룡기업들이 대부분 그 타깃이 되어 있습니다. MS, 구글, 메타(페이스북), 아마존 등이 대부분 그 라인에 올라와 있죠.
MS는 그중 OS 시장에 대한 독점 이슈를 계속 가지고 있었습니다. 아무리 리눅스가 있다 하더라도 점유율에서는 비교할 수 없죠. 윈도우즈는 이미 OS의 대명사라서 이것을 상품명이 아니라 고유명사처럼 느끼는 사람도 많습니다. 우리나라 국정감사에서 모 국회의원이 윈도우즈를 왜 MS에서만 사냐고 지적한 적도 있었죠. 그런 MS의 게임 회사에 대한 연속적인 인수는 또 하나의 게임 공룡기업을 만들고 있다는 지적 역시 나오고 있습니다. 그 글에서도 언급했습니다만, 인수한 라인업이 어마어마하죠. 인수 금액만 봐도 충분히 알 수 있는 부분이고요.
그럼에도 MS는 자신들의 행보를 메타버스로 어필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사실 메타버스 쪽에서는 MS가 적어도 독점기업은 아니거든요. 이미 그 이전에 메타버스에 발을 들여놓은 대기업들이 존재하니까요. 세계 1위의 그래픽카드 기업인 엔비디아는 '폴라리스'라는 산업형 메타버스를 발표한 이력이 있죠. 그리고 가장 대표적으로는 사명까지 바꾸면서 메타버스에 올인하고 있는 기업이 있습니다. 네. 다들 짐작하시다시피 메타(페이스북)가 그 대표적인 기업이죠.
대기업들은 대부분 엄청난 네임밸류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대기업이 이름을 바꾼다는 건 엄청난 일이죠. 생각해보세요. 삼성이 갑자기 이름을 바꾼다면 어떻게 될까요? 코카콜라가 이름을 바꾼다면? 그런데 그런 수준으로 엄청난 일을 갑작스레 저질러버린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페이스북이죠. 현 이름은 메타(Meta)입니다. 그들은 왜 갑자기 이런 엄청난 일을 저지른 걸까요?
뭐 정확한 속사정이야 메타 내부에서 알겠지만 적어도 외부에서 평가하는 요인은 그것입니다. 바로 위에서 나온 미국 의회의 압박이죠. 페이스북은 예전부터 '가짜 뉴스의 온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특히 미국 대선 때마다 몸살을 앓았죠. 그럼에도 그런 몸살 자체가 미국 내에서 페이스북의 존재감과 위치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발생했던 페이스북 퇴사자의 폭로는 조금 이야기가 달랐죠.
내용만 간추려보자면, 그 이전까지 페이스북은 '가짜 뉴스의 온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지만 최대한 그에 대해 대응하고 있으며 걸러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어필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는 폭로가 나왔기에 문제가 된 것이죠. 그리고 여기에서 제가 빙 돌아서 이 이야기를 끌고 온 이유가 나옵니다. 바로 페이스북이 '알고리즘'을 통해서 여론을 움직이고 있다고 폭로한 것이죠.
조금 다르게 설명해 볼까요.
지금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사이트 중 하나가 유튜브입니다. 그리고 여러분은 유튜브를 볼 때마다 이전에 봤던 영상과 유사한 영상이 추천으로 뜬다는 것을 알고 있죠. 그리고 그것이 '알고리즘'이라는 이야기를 들어봤을 것입니다. 어떻게 봤을 때는 편리한 기능이죠. 내가 좋아하거나 관심 있는 영상이 계속 추천되는 것이고, 그렇다는 이야기는 내 취향에 맞는 것을 발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니까요. 그러나 이 이면에는 함정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인간의 뇌는 생각 외로 함정에 잘 빠집니다. 엄청나게 고성능이지만 몇 가지 기능이 우리의 생각과 다르게 작동하죠. 알고리즘은 이러한 인간의 논리적 사고 구조를 토대로 만들었지만 그렇기에 인간의 단점 역시 그대로 가져가는 측면이 있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추천 영상에 대한 알고리즘이 사실 어떠한 편향성을 가지고 있다면 어떨까요? 인간의 대부분은 심리학적으로 자신의 의견과 동조하는 쪽으로 움직입니다. 특히 그 의견이 대부분 같고 약간 방향이 다른 쪽으로 치우쳐 있다면 그것을 자신의 의견으로 받아들이는 일은 더 쉽습니다. 알고리즘의 추천이 중립적 성향보다 한쪽의 성향으로 더 치우치게 추천해 준다면 우리의 뇌는 별 의심 없이 그것을 점점 받아들이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이것이 실제로 페이스북에서 알고리즘으로 사용되었다는 것이 미 의회에서 나온 증언이었습니다. 그들은 정치성향을 띈 글이나 게시물들에 대해서 사용자들에게 더 극단적인 방향의 게시물을 알고리즘을 통해서 추천하여 사람들이 중립적인 성향을 띄기보다 양 극단으로 갈라서도록 계획했다는 것입니다. 그럼 왜 그런 것일까요? 심지어 한쪽 성향이 아니라 양쪽 성향을 다 극단으로 치닫게 한 이유는 뭘까요?
이유는 단 하나. 그것이 돈이 되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더 극단적이고 자극적인 상태일수록 그들은 인터넷 상에서든 게시물로든 서로 다툼이 발생하기 마련이고, 그런 극단적인 움직임들은 더 많은 시간을 인터넷에 소비하게 만듭니다. 유튜버들이 점점 더 자극적인 소재로 게시물을 만드는 것처럼 말이죠.
비단 이러한 알고리즘은 페이스북만의 문제는 아니겠지만 적어도 증언자는 전 페이스북 직원이었기에 페이스북은 상당한 타격을 입었습니다. 엄청난 사건이었죠. 결국 페이스북은 여러 가지 다른 이유를 들었습니다만 궁극적으로는 급하게 사명까지 변경을 했고요. SNS를 다루는 회사가 아니라 메타버스를 다루는 회사인 것처럼 사명을 변경했습니다. 뭐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뉴스의 대부분을 쉬쉬하고 묻었죠. 사실 우리나라의 언론이나 인터넷도 같은 구조로 움직이고 있어서...?
위에는 농담처럼 이야기했지만 사실이기도 합니다. 지역 갈등, 남녀 갈등, 사상 갈등... 갈등은 언제나 사회적 코스트를 지불하는데, 그 지불된 코스트는 어디로 들어가는 걸까요? 누군가는 그 코스트를 주머니에 집어넣는 사람들이 있고, 그들이 원하는 것은 계속 갈등이 발생하는 것이겠죠.
다시 원래의 글로 돌아와서 이야기를 해보면, 결국 알고리즘은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따라서 독이 되기도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코딩을 배우면 맨 처음 배우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이 알고리즘이에요. 이 알고리즘과 그 알고리즘이 다를까요? 아닙니다. 같은 알고리즘이 맞아요. 단지 어떠한 곳에 어떻게 적용했냐의 차이일 뿐입니다.
인간의 뇌는 부정적 사고를 못한다고 합니다. 즉, 생각을 하지 말라는 명령을 인식하지 못한다고 해요. 예를 들어 우리가 무언가에 대해서 생각을 멈추고 싶을 때 우리의 머리에게 '무언가에 대해 생각하지 마라'라고 명령을 내린다 하더라도 뇌는 그 무언가를 계속 생각한다는 것이죠. '코끼리에 대해서 생각하지 마'라고 생각하면 자동으로 코끼리가 생각나는 것처럼요. 그래서 우리는 이렇게 오류가 발생하는 명령문 대신에 다른 명령문을 사용합니다. 다른 무언가를 지정해서 그 생각을 덮어버리는 것이죠. 의외로 그 방법이 쉬운 것만은 아니기에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에 휩싸여 지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우리가 뛰어난 뇌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꼭 사용방법을 모두 다 숙지하고 있는 것은 아니죠.
알고리즘이나 코딩, 프로그래밍은 결국 인간의 사고를 들여다보는 과정입니다. 4차 산업이 인문학을 멀리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이유 중 하나죠. 인간에게 전혀 부정적이거나 잘못된 지점이 없다면 모르겠지만 그건 아니니까요. 자기 자신을 완전히 다루지 못하는 우리가 인간을 모방해서 만든 다른 것들에 대해서 얼마나 통제할 수 있을까요? '가치의 고민'도, '딜레마'도 그렇게 해서 탄생한 매거진들입니다. 같이 고민해보시죠. 이러한 기술의 날카로움은 창작의 도구가 될까요? 아니면 누군가를 해하는 무기가 될까요?
@ 게인
커넥티드 인사이드에서는
4차 산업, 콘텐츠, 인문학 그리고 교육에 관해서
가볍거나 무겁거나
다양한 방식으로 서로 연결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다뤄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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