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양식 법칙
양식에서는 흥건한 국물을 찾아보기가 좀 힘들다.
양식의 경우 한국처럼 그릇째로 들고 마시는 문화가 없을 뿐더러 식사의 기본 식기도구의 세팅이 수저 젓가락이 아닌 포크와 나이프이기 때문에 나이프를 활용하여 음식에 알맞게 발라 먹을 수 있도록 국물이 아닌 소스, 즉 베이스가 그 역할을 대신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 베이스는 한식의 국물요리와 비슷한 맥락의 요리인 것이다.
가장 좋은 예시가 있다. 흑백요리사에 최현석 셰프님께서 만드셨던 가자미 미역국을 기억하는가.
아는 사람들은 가자미미역국 요리의 베이스로 국물을 담지 않고 크림화를 시켜서 국물을 대신했었던 것을 알것이다.
베이스는 국물을 대신하여 요리에 배치되기 때문에 가자미 미역국의 국물을 그대로 요리에 배치시켰다면 음식을 접시째로 들고 마시지 않는 양식의 방식을 고려하지 않은 그저 한식의 방식으로 접시를 들어 국물을 마시며 음식을 접하게 되기 때문에 아마 양식과 한식을 결합한 요리를 내놓은 점에서 분명한 감점요인이 되었을것이다. 물론 최현석 셰프님과 다른 셰프님들을 평가하고 폄하하려는 생각은 없다.
그럼 양식에는 국물요리가 아예 없는가?
그건 아니다. 아시아권 음식과 같은 깊은 그릇에 가득 따라 먹는 국물이 아닌 가벼운 수분감만 주는, 스푼으로 떠먹을 수 있을 만큼의 국물 요리도 있긴 하다.
하지만 이외의 국물이 수행하는 거의 모든 역할을 양식에서는 베이스와 수프가 대체한다.
그럼 이렇게 중요한 베이스를 어떻게 만드는지 가장 간단한 방식으로 알려주자면, 스테이크 혹은 파스타의 경우 모든 요리가 끝난 팬을 물에 행구지 말고 와인이나 물을 종이컵 반컵가량 넣고 밀가루를 살짝 풀어 약불에 원하는 질감이 나올때까지 졸여주면 된다.
고기에 필요한 베이스일 경우에는 꽤 진득해질때까지 졸이는 것을 추천한다. 이렇게만 해도 설거짓거리도 정도껏 줄기도 하고, 팬에 묻은 풍미도 전부 농축되어 소스로 재탄생하기때문에 음식의 완성도를 눈에 띄게 올려주기도 한다.
파스타류의 경우에는 워낙 들어가는 면수의 양이 있어서 왠만하면 수분기 없는 파스타는 만들기 힘들거라 파스타류를 할때에는 딱히 필요 없는 절차이긴 하다.
이 작은 테크닉으로도 음식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