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은 어떻게 할 생각이야?"

영어를 공부해야겠다.

by 타자 치는 컴돌이


정말 오랜만에 아빠와 단 둘이 집에 남게 되었고, 그보다 더 오랜만에 아빠와 단 둘이 식사를 했다.

밥을 먹으며 그럭저럭 사는 이야기를 하다가 아빠가 물었다.


"--아, 혹시 대학에 대한 걱정이 있어?"


나는 어렸을 때부터 '대학이 꼭 중요하지는 않다'는 말을 꽤 많이 듣고 자랐다. 굳이 대학에 안 가도 괜찮다고, 대학 그거 인생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거 아니라고, 대학 안 가고 그 시간에 더 의미 있는 일들을 충분히 할 수도 있다고. 그리고 사실 대학 나온 사람들이라고 해서 모두가 전공 분야의 일을 하는 것도 아니라고.

그렇다 보니, 나는 대학에 대해서 크게 고민해 본 적이 딱히 없는 것 같다.


"음... 글쎄요"


내 대답이었다.



현재 중3. 또래의 친구들을 보면 '인간은 놀랍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바쁘게 산다는 걸 알 수 있다.

매일같이 영단어 수십수백을 외우고, 벌써부터 수능 대비 공부를 하고... 일반적인 학생들은 '공부'라는 틀 안에서 정말 큰 노력을 기울이는 일상을 살아간다.


그런데 우리 학교는 그렇지 않다.

내가 다니는 학교는 작은 사립학교로, 일반 학교가 아닌 대안학교다. 그리고 우리 학교에서는 '성적'과 '내신'보다 '경험'과 '포트폴리오'를 더 중요하게 보는 듯한 느낌이 조금 있다(미국 같은 곳으로 유학을 많이 보내서,,). 적어도 해외에서는 포트폴리오도 다 받아주니까.


그렇다 보니 아빠는 내가 조금 걱정되었던 것 같다. 다른 동 나이대의 친구들은 공부에 몰두해 뼈 빠지도록 노력하고, 학교가 끝나면 학원과 숙제와 공부로 가득한 일상을 보내는데. 정작 나는 학원 하나 없고, 그런 숙제보다 이러저러한 활동들을 하면서 살고 있으니까. 어느 정도 걱정이 되시는 듯하다.

나는 다른 친구들이 영단어 100개를 외울 때 글 하나를 더 쓰는 사람이고, 다른 친구들이 학원에 있는 동안 카메라, 사진, 영상편집, 그런 것을 공부하고 경험하는 학생이다. 대표적인 게 네이버 블로그였고, 지금은 브런치 스토리. 추가하자면 개인 거래로 돈을 받으며 영상 편집을 한다.

이런 것들을 경험하고 또 포트폴리오로 쌓아가면서 나는 다른 친구들이 공부하는 것을 대신한다.


아빠가 '꼭 대학에 가야 해' 하는 입장은 아니다. 물론 같이 일하는 팀원이 대부분 서울대에서 연고대 출신이고, 학위에 따라서 사람의 역량이나 깊이가 다르다는 게 느껴진다고도 하시지만. 물론 그렇지만.

그렇다고 아빠가 꼭 대학을 지지하는 사람인 것은 아니다.


아빠는 그저 내가 가지고 있는 대학에 대한 생각을 물어봤을 뿐이다.

그래서 나는 내 생각에 대한 답을 했다. 대학에 대한 생각이 크게는 없고, 만약 가게 된다면 수능은 가능성이 좀 떨어져 보이니까 해외로 가게 될 것 같다,라고. 추가로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영어 실력을 좀 키우는 게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포트폴리오는 계속해서 쌓아가는 중이다. 브런치가 그렇고, 네이버 블로그가 그렇고, 영상 편집이 그러하며, 사진작가 활동도 있다. 학교에서는 이런저런 행사나 이벤트를 계획해 진행하고, 신문을 쓰고, 칼럼을 쓰고... 그런 모든 활동들이 내게는 포트폴리오가 되어 준다. 세상에 대한 경험과 공부도 되어 준다.


그게 한국 대학을 위한 공부가 되어주지는 못하지만.

그래서 나는 '만약 대학을 가게 된다면' 유학으로 생각해 봐야겠다. 영어를 공부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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