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다시 왔던 길로 돌아가는 것.
내 현실은, 적어도 지금 당장의 내 상황에는 문제가 많다.
말 그대로 '엉망'이라는 말 밖에 뭐라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을 정도로 문제가 많다.
그 많은 문제들이 점점 커지면서 일상을 잡아먹는다. 내 지금의 일상과 현재의 삶이 피해를 입는다. 그리고 상처를 입는다.
그런데 정작 내 일상을 돌아보면 안다.
나는 지금 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간절함이 없을지도 모르겠다.
많고 많던 시간을 다 허비하고 이제 와서 시간을 찾는 것도 문제고,
답이 없는 문제란 걸 알면서 답을 찾고자 끙끙거리는 것도 문제다.
내가 만약 내게 있는 문제들을 정말 간절히 해결하고자 했더라면,
최소한 그 하나와 관련한 책이나 논문은 죽어라 읽었겠지. 아니라면 뭐라도 해결하려 실천했겠지. 아니면, 최소한 그 문제를 몇 개월, 일 년이 넘도록 끌어안고 있지는 않았겠지. 뭐라도 이루어서 답을 내렸었겠지.
'지금 신분의 해야 하는 것만 충실하게 하면 된다'는 말을 나는 싫어하지만
그 외에 할 수 있는 게 딱히 없음을 이미 알고 있다.
물론, 더 깊이 파고들어서 그 말을 따진다면
'나는 왜 무언가를 해야 하는가', '왜 사는가'... 까지도 갈 수 있다. 충분히.
나는 지금 '굳이 살아야 할까'부터 시작해 '그냥 죽어 볼까'도 생각하니까.
하지만 이 또한 아무런 답 없는 시간쓰레기가 될 줄로 안다.
어차피 내게 당장 죽을 각오 따위는 없으니까.
내가 원했던 것은 단지,
내가 걱정거리를 털어놓아서 누군가가 해결해 주기를 바랐던 것.
그냥저냥 조금만 해 봐도 문제가 풀리기를 바랐던 것.
간절함도 없이 결국에는 회피하기를 소망했던 것.
멍청했던 것.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결국 이제 와서 보면
지금 내가 해야 하는 것은
'답이 안 나오는 문제는 좀 놔두고 당장 해야 할 일을 하는 것'과,
'그것 때문에 일상이 무너지고 있으면 그냥 무너지는 대로 다른 할 일을 찾아 하는 것', 그리고
'떠들고 다니지 말고 그냥 제발 좀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으면 죽어라 하고 아닌 것 같으면 입 다물고 있어... 하는 것'.
어쩌면 멀쩡한 척, 그리 보이려고 다시 노력해 보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