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2학기 기말고사.
‘노력’은 나의 자랑이었다.
‘열정’은 나의 가치를 만드는 토대였다.
‘성실함’이야말로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나를 다른 친구들과 같은 자리에 있을 수 있도록 만들어주었다.
그런데 그 사실을 알면서도 너무 나태했던 듯하다.
2025년 2학기. 기말고사를 준비하며 그 사실을 뼈져리게 느꼈다.
‘아, 이번에는 내가 열심히 하지 않았구나’.
나의 기본이 되어야 하는 곳에서 성실이 빠지고, 이것저것 다른 것들에 욕심을 내었더니
나는 ‘진짜 중요한 것은 안 하면서 잡다한 것들 하느라고 바쁘게 산 사람’이 되어버렸다.
다른 재능있는 친구들의 딱 3배. 적으면 2배.
그게 공부의 기본값이었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내가 다른 친구들보다 더 노력했다고 말할 수조차 없다.
그 수치심을 시험 결과가 대신 말했다.
나는 더 이상 ‘노력으로 재능과 겨루는‘ 학생이 아니라, ’노력도 재능도 없이 밀리는‘ 학생이 되었다.
내 상황이 그렇게 느껴진다. 무언가, 자부심을 가지던 정체성 하나가 사라진 느낌이다.
‘노력형 인간'에서 '노력'을 빼면 뭐가 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