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될 거라면서요"

"그러게요." 할 수 있는 유일한 대답일 수도, 아닐 수도.

by 타자 치는 컴돌이


"님아. 작가 할 거라면서요"

"......"

"님아?"

"그러게요"


작가 한다면서.

왜 아직도 출발점에 그대로 서 있는 건지.

왜 아직까지도 목표 지점은 저 멀리에서 보일 듯 말 듯 하는 건지.


"올해 안에 브런치 매거진도 하나 만들어놓을 거라면서"

"맞긴 한데... 쉽지 않더라고요"

"쉽지 않아도 한다면 하는 놈 아니었나요? 너요"

"그러게요"


뭐든 한다고 마음먹은 건 무조건 하고

뭐든 얻고자 마음먹은 건 무조건 먹고

뭐든 이루고자 했던 것은 무조건 이루고.

아마 내가 그런 사람이었던 것 같은데.


2024가 며칠 안 남았고,

중학생 시기도 며칠밖에 안 남았다.


"사실 뭐,... 매거진이 [이 중학생은 작가가 꿈입니다]이다 보니, 그냥 올해 마지막 날 딱 하고 끊어버리면 되는 건데요..."

"아니, 잠시만. 그렇게 브런치 끝내버리겠다고? 제정신인가, 너요?"

"그래도 제목부터가 중딩으로 살면서 쓰는 매거진인데 내년 되어서도 그걸 그대로 쓰고 있을 수는 없지... 않을까요?"

"제목을 바꿔서라도 더 이어서 써야 하는 거 아닌가?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그걸 매거진이랍시고 떡하니 내어놓자고요?"

"그러게요."


쉽지, 않다.

언제든, 무엇이든. 무언갈 마무리한다는 것은.


"그리고 매거진을 넘어서 전에 했던 2024 목표는요? 돈 벌어서 미니 아이패드 사겠다고 하지 않았어요? 팔 굽혀 펴기 100개 달성해 보이겠다며 자신만만했던 건? 독서 리뷰글 쓴 건 얼마나 되죠?"

"어......"


꿈을 위해 노력하는 것도 항상 쉽지 않다.

아니, 때때로는 그것이 즐겁고 행복하지만. 때로는 목을 조여 오는 괴물이 된다.


"물론 좀 시간이 빠르긴 했죠?"

"맞아요. 시간이 빠르긴 했죠. 그런데 그렇다고 해도 일단 못 한 게 많은 건 변하지 않으니까... 변명이 되지는 않죠. 애초에 누구한테 변명할 거리도 아니고"


그 말이 맞다. 시간은... 누군가를 기다려본 적이 없어서. 누가 붙잡아도 기다림 없이 떠나버린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시간을 탓할 수는 없다. 시간은 붙잡히지 않아서 모두에게 공평한 거니까. 그리고 그 시간을 지나친 건 나니까. 그래서 시간이 부족한 게 변명이 되기는 좀 어렵다.


"음. 그져(그렇죠). 시간이 '나' 저한테만 친절하면 좋을 텐데. 그래서... 그러면 2024년 1년 동안 뭐 했어요?"

"1년 동안?"

"네. 1년 동안. 너님이가 한 거 뭐 있나고요"

"당연하지만 가장 큰 건 브런치.... 아닐까요? 네이버 블로그의 1600 글을 남겨두고 이사 온 건데. 물론 브런치에서도 성적 못 내고 있기로 유명한 사람이 되기는 했지만요"

"그리고?"

"그리고?... 그냥, 글을 썼다는 게 있을 것 같은데요..? 어디에 올리지는 못해도 거의 매일매일 한 문장이라도 무조건 글을 써 왔으니까. 또 다른 건, 학교 신문부에서 신문을 쓰고 다른 신문들 관리(수정)했다는 거나, 연극팀에서 연극 대본 몇 번 작성했던 것? 정도 아닐까요?"

"그래도 너님 뭐가 좀 있네?"


생각해 보면, 뭔가 한 게 없잖아 있기는 했다.


꽤, 작년보다 다양한 글을 썼고,

작년보다 많이 발전했다.


"물론, 아직까지 매거진 하나를 완성하지 못했지만"

"그러게요"

"그래도, 이 정도면 2024 청산 합격선."

"오. 다행이네요"


그래도 이것저것 했으니까

내년엔 더 나아지겠지.


"이 정도면 겨우라도 '나' 스스로 만족할 만한 성과예요. 너님"

"한숨 놓이네요. 그래도 내년엔 조금 더 나아지겠죠"

"내년에는 좀 더 만족할 만한 성과가 있기를 기대할게요?"

"그러세요. 사실 저도 그러기를 기대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러면... 저 이제 돌아갈게요. 수고 더 하시고요"

"네. 저도 이제 돌아가려고요. 내년이 조금 더 발전하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하면서요."


소망한다.

더 나은 나를 완성하기를.


"굿"




한쪽이 원래 있던 깊은 곳으로 들어갔다. 다른 한쪽도 그랬다.

둘은 다시 이전으로 돌아가, '나'를 이루는 하나의 인격이 되었다.


'나'는 다시 작동했다.



- [발전과 목표의 '나'와, 총괄 관리자 '나'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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