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3.24
내 방 한구석에는 기타가 있다. 잘 보이는 구석에서 스탠드 위로 멀쩡히 서 있는 기타가 있다.
그런데 내가 치지는 않는다. 아니, 우리 가족 중 아무도 건드리지 않는다.
기타를 잘 치고 싶다는 생각은 했다.
그런데 기타를 잡을 때마다, 나는 기타와 내가 잘 맞지는 않는다는 느낌을 받는다.
조금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내가 쳐 보고 싶다 해서 산 기타였는데, 정작 아무도 건드리지 않아 트로피가 되어버렸다.
그런 장식품이 되어버린 기타를 지나가다가 한 번씩 바라볼 때면, 무언가 안타까움이 든다.
몇 번, 기타에 도전한 적이 있다. 결코 없지 않다.
처음 기타를 구매했을 때에는 어떻게든 해 보려고 혼자 뭐라도 배워보려고 하는 모습이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여러 상황적 어려움과 내적 갈등이 생겨나면서, 손길이 끊겼다.
한 곡도 할 줄 모르기에 관심이 끊겼고, 가끔 추억을 상기하려 바라볼 때는 시간이 없다는 핑계가 드러났다.
또 한 번씩, 기타를 연습하려다 보면 저 한쪽에 있는 피아노에 시선이 닿는다.
정신을 차리고 보면 나는 피아노를 치고 있다. 나는 피아노를 많이 좋아한다.
결국 나는 기타에 대한 결론을 내렸다.
'언젠가 내가 기타를 필요로 하고 또 기타에 대한 간절함이 생긴다면, 그때 기타를 잡겠지'라고.
기타는 줄이 6개 있다. 잘 바라보지 않으면 그 사실조차도 곧 잊어버리고 만다.
나는 언젠가 찾아올 그 기타에 대한 간절함을 기다리며 기타를 내려놓았다.
기타는 조금 외로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