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을 푸는데, 울고 싶었다.

처음이었고, 알고 보면 나는 수학에 재능이 없었다.

by 타자 치는 컴돌이



어젯밤, 두 시간 동안 수학 문제 하나를 붙들고 있었다.


처음 한 시간은 고민과 푸는 것의 반복이었고, 다음 한 시간 동안은 해설 영상 3개를 3번씩 반복해서 들었다. 심지어 답지도 곁들였다.

그런데 이해가 되질 않았다. ......결국 못 풀었다.


오늘은 수업이 모두 끝난 뒤 학교에 남아 칠판을 연습장으로 두고 그 문제를 풀었다. 정확하게는, 한 문제가 아니라 똑같은 개념의 똑같은 두 세 문제였다. 한 단원에서도 응용 개념 딱 하나.

그걸 가지고 한 시간 반을 더 붙들었다. 그 시간 동안 먹은 분필 가루가 많았다.


결국 학교에 남아있던 한 선배의 도움을 받아 풀게 되었다. 그때서야 개념을 이해했다.



솔직히, 정말 울고 싶었다.

울고 싶었던 것은 무언가 많이… 슬펐기 때문이다. 그 슬픔은 문제가 어렵기 때문이 아니었다. 문제가 어려워서도, 안 풀리는 게 억울해서도 아니었다. 그 슬픔은 슬픈 영화를 볼 때의 그런 감정도 아니었다.

3시간 30분 동안 똑같은 문제 세 개를 붙잡고 느꼈던 것은 거대한 실망이었다. 아무리 노력하고 집중하고, 심지어 해답을 눈 앞에 두고서도, 단 하나도 깨닫지 못한 스스로가 굉장히 한심해 보였다.


지금까지는 나름, 수학에 재능이 있는 줄로 알았다. 초등 때는 100점이 안 나올 때가 거의 없었고, 중등 수학까지는 적당히 생각해 보면 슥슥 풀렸다. 그런 과거들에 기반해서, 나는 스스로의 능력에 대한 자신감을 가졌다.

그런데 어제와 오늘을 통해, 나는 그게 아님을 깨달았다. 어떻게 고작 고1 수학에서 이렇게까지 막히는 거지.



결국 내가 배운 건 '나는 수학의 재능이 큰 편은 아니다'라는 점이었고,

동시에 “노력해서 안 되는 것도 있기는 하다”는 사실이었다.


조금 슬펐다.

하지만 슬프고 말고를 떠나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건, 더 노력하는 것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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