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편선 Apr 30. 2023

10. 우리 모두 돕고 살아요!


 우리 주변에 있는 기사님들은 종류가 다양하다. 택배 기사님, 배달 기사님, 버스 기사님 등 아주 다양하다. 예전에 한창 택배기사님들이 많이 사망을 해서 파업을 하던 때가 있었다. 그때 나는 그 사건에 관심이 있어서 관련 기사들을 찾아보고, 어떻게든 도움을 주고 싶었다.


 근데 마침 CU에는 ‘CU알뜰 택배’라고 반값에 택배를 보내는 CU끼리 택배가 있다. 이 택배는 따로 담당하시는 분이 있는 게 아니라 물품을 가지고 오는 기사님이 담당을 하셨다. 나는 그 기사님께 잘해드리고 싶었다. 내가 일하는 토요일에는 오시는 분이 고정돼 있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인사도 하고, 말도 가끔 섞고 했었다. 

 그 기사님이 친절하셔서 나도 노력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어느 날 기사님이 너무 지쳐 보이셨다. 원래는 그래도 꽤 밝은 표정으로 물품을 주고 가셨는데, 그날은 영 좋지 않으셨다. 그래서 커피를 드릴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너무 소심한 성격 탓에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고 있었다. 


 그때, 기사님이 인사를 하셨다.      

“갈게요!”

“네, 안녕히 가세요!”

이때 속으로 엄청나게 갈팡질팡했던 것 같다. ‘이미 출발했으면 어떡하지’부터 시작해서 ‘드렸다가 괜히 줬다고 뭔가 있지는 않겠지’까지 엄청난 고민 끝에 문을 열고 밖을 살펴봤다. 다행히 기사님은 출발하지 않으셨고, 물품을 정리하는 중이셨다. 속으로 안도를 하면서 커피를 하나 사서 가지고 나갔다.     


“이거 드세요.”

“아이고, 이거 너무 고마워서 어떡하지, 고마워요. 진짜 잘 먹을게요.”


“네ㅎㅎ, 안녕히 가세요!”

“네, 수고하세요.”

그렇게 헤어지고 나니 챙겨드리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뿌듯했다.      


 그다음 주 토요일 평소와 같이 물품을 정리 중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기사님이 물품을 다 내리고 나를 부르셨다. 그러더니 갑작스러운 말을 꺼내셨다.     


“내일부터 제가 안 나오고 다른 분이 나올 거예요.”

“네?! 왜요?”


“그렇게 됐네요, 그래서 그분이 모르는 거 있으면, 알려주시고, 잘 부탁드릴게요.”

“네... 안녕히 가세요.”


“네!”     

 그렇게 충격적인 말을 끝으로 그 기사님은 정말로 다음 주부터 안 나오셨다. 좀 아쉬웠지만, 새로 오신 분도 잘 챙겨드려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새로 오신 분은 더 연세가 있으셨는데, 전에 일하셨던 기사님보다는 덜 친한 느낌이었다. 딱 공적인 관계로, 그렇게 지내던 어느 날이었다.      


 날씨가 너무 추워서 눈이 많이 내리던 날이었다. 기사님이 너무 추워 보이시고, 그날따라 너무 힘들어 보였다. 게다가 그날 다른 편의점에 내려야 할 것을 잘못 내려서 다시 가지러 갔다가 와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짜증도 나신 것 같았다. 뭔가 도움을 드릴 수 있는 게 없을까 하다가 진열되어 있는 따뜻한 두유가 눈에 들어왔다. 


 그런 말이 있다. ‘한 번이 어렵지, 두 번이랑 세 번은 어렵지 않다.’ 이 말이 정말로 맞았다. 처음 일하셨던 기사님께 드릴 때는 그렇게 갈팡질팡을 했는데, 두 번째는 쉬웠다.      


“이거 드시면서 하세요.”

“고마워, 잘 먹을게”     

“네!”     

 

 말투는 무뚝뚝하셨지만, 기사님의 표정은 단박에 밝아지셨다. 그날 역시 너무 뿌듯했다. 그리고 그 후부터는 기분 탓일 수 있지만, 기사님의 말투가 한결 다정해지신 것 같았다. 


 이렇게 우리 모두 돕고 살아간다면, 세상을 바라보는 기분이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마냥 남의 고통이 아니라 우리 가족의 고통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남의 일을 내 일처럼 생각하는 하루를 살아보면 어떨까?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 오늘 하루 너무 고생하셨고, 집에서 푹 쉬면서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꿈 꿔요! 우리 모두 화이팅! 내일 하루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작가의 이전글 9. 편의점 알바가 꿀이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