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편선 Apr 30. 2023

6. 포켓몬빵, 연세우유빵 멈춰!

 최근 유행했던 포켓몬 빵! 

 이 빵은 띠부띠부실을 얻기 위해 많은 구매자가 나타났다. 그중에 나도 있었다. 대학생 신분인지라 대량으로는 구매하지 못하고, 발견할 때마다 한 개씩 사는 느낌이었다. 그래도 꽤 모아서 전설포켓몬 띠부실도 모았다. 

 이렇게 유행을 하는 제품들은 유행을 하는 동안 제고가 대부분 떨어지게 된다. 게다가 공장에서도 많이 만들지 않는 것 같다. 오늘 편에서는 한동안 유행하면서 많은 알바생들과 구매자들의 속을 썩였던 포켓몬 빵에 대해서 얘기를 하려고 한다. 

 또 최근 유행 중인 연세우유빵도 엮어서 얘기해 보려고 한다. 


 한창 포켓몬빵이 유행했을 때의 일화이다. 내가 알바를 하는 시간대에는 포켓몬빵이 들어오지 않는 시간대이다. 그렇다 보니 나도 포켓몬빵이 들어왔다가 남아있을 경우에만 구경을 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그래서 손님들이 나한테 언제 들어오는지 물어봐도 알려드릴 수가 없었다. 

 

 평소와 같이 자리에 있던 나는 딸랑-소리 인사를 하며, 문쪽을 쳐다봤다. 자주 오는 남자아이였다. 

"포켓몬 빵 없어요."

"네, 안녕히 계세요..."

나는 남자아이의 얼굴을 보자마자 바로 말했고, 내 말에 남자아이는 고개를 푹 숙인 채 나갔다.


 이런 상황들은 자주 있는 일이었다. 초반에는 '포켓몬 빵 없습니다.'라는 문구도 안 붙여놔서 손님들이 수시로 와서 물어봤다. 특히 물품이 들어오는 토요일에 많은 손님들이 와서 기다렸다. 하지만 내가 알바하는 시간대에는 포켓몬 빵이 들어오지 않았다. 그래서 손님들이 기다리다가 힘들어서 돌아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 일들이 반복되자, 사장님께서 '포켓몬 빵 없습니다.'라는 문구를 인쇄해서 가게의 문 앞에 붙여놨다.

 하지만 사람들 대부분이 (나도 그렇고)문 앞에 붙어있는 글을 잘 읽지 않는다. 예를 들면 '미시오'나 '당기시오'또는 '고정문'같은 것들 말이다. 그래서 들어오는 손님마다 밖에 붙어있는 걸 일일이 말로 설명해야 했다.


 어떤 날 물품이 막 들어와서 정신이 없던 날이었다. 초등학교 남학생 그러니까 잼민이들이 몰려왔다. 포켓몬 빵을 사기 위해 오는 손님들 느낌. 


"여기 포켓몬 빵 없어요?"

"네. 저희 다 떨어져서 재고가 안 남았어요."

잼민이 손님한테 재고가 떨어졌다고 얘기하자, 바로 근처 편의점이 어디 있는지를 찾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남자애 한 명이 나가서 문 앞에 붙어있는 '포켓몬 빵 없습니다.'라는 문구를 보고 친구를 나무랐다. 

"야, 편의점 앞에 붙어있잖아. ㅂX이냐?"

"아, 안 보였어."


 그렇게 자기들끼리 막 떠들다가 '안녕히 계세요."라는 말을 남기고 사라졌다. 거의 무슨 게임 퀘스트를 끝내는 느낌이었다. 여기 편의점이 안 되면, 다른 편의점으로 가서 찾고, 또 못 찾으면 다른 곳으로 가는 것이 무한 반복이었다. 심지어는 편의점마다 언제 포켓몬 빵이 들어오는지를 찾아내서 기다리는 손님들도 있었다. 

 이 부분들이 이해가 안 가는 게 아니다. 나도 그랬기 때문에. 나도 학교에서 친구들과 밤을 새면서 공부를 할 때, 새벽에 편의점들에 가서 포켓몬빵이 올 때까지 기다리곤 했다. 물론 같이 기다리던 친구가 포켓몬 빵이 몇 시에 들어오는지 알고 있어서 가능했던 일이다. 


 나도 이렇게 포켓몬 빵을 좋아했기 때문에 포켓몬 빵이 오기를 기다리는 손님들이나 찾는 손님들이 진상손님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포켓몬 빵을 갖고 싶어서 그러는 거겠지라고 생각하고, 넘길 뿐이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자면, 다른 진상손님들에 비해 그렇게 힘들게 하지는 않는다. 다만 간혹 가다 나를 못 믿는 분들이 있어서 아쉬울 뿐이다. 


 어느 날도 평소와 같이 알바를 하고 있었다. 그날은 토요일이어서, 물품이 들어오는 날이었다.      


“포켓몬 빵 있나요?”

중년 남자 손님이 오셔서 물어보셨다. 그래서 나는 포켓몬 빵의 ‘포’ 자도 보지 못했기에 없다고 대답을 했다. 그랬더니 당황스러운 말들이 나에게 돌아왔다. 


“다 나가서 없어요.”

“아니, 편의점 사장이랑 알바가 짜고, 포켓몬 빵 숨겨놓는다고 그러던데. 정말 없어요?”     

“네, 저희는 그렇게 안 해서 포켓몬 빵이 다 나갔어요.”

“숨겨놓은 것 같은데, 별말 안 할게요. 진짜 숨겨놓은 거 아니죠?”

“네, 진짜 없어요.”     

“알겠습니다. (작은 목소리로) 있는 것 같은데...”


 이런 식으로 마지막까지 나를 믿지 않는다. 그런 부분이 아쉬울 뿐이다.     


 뉴스에도 기사가 났던 것 같은데, 포켓몬 빵을 숨겨놨다가 아주 비싸게 파는 사람들이 있다고. 그런 사람들 때문에 그러지 않는 사장님들까지 오해를 받는 게 좀 억울하긴 했다. 그래도 그냥 어쩔 수 없지 하고 넘기는 편이다.      


 그렇게 없어서 못 먹던 포켓몬 빵이 요즘에는 그대로 남아서 내가 알바하는 시간에도 남아있다. 이런 점이 포켓몬 빵의 인기가 떨어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인 것 같다. 심지어는 내 알바시간에 잼민이들이 와서 포켓몬 빵을 보고는 안 사가는 경우도 허다하다. 

 맛없는 포켓몬 빵이 나오면 다들 못 본 척 지나간다. 잠만보 빵이나 피카츄 아이스크림 등을 예로 들을 수 있다. 피카츄 앙버터 빵이나 파이리 빵, 로켓단 초코롤 빵은 인기가 많아서 들어오는 족족 잘 팔린다. 


 요즘은 이렇게 포켓몬 빵의 인기가 줄어들고, 연세우유 빵이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두 빵의 다른 점을 굳이 뽑자면, 구매하는 연령대가 다르다는 것이다. 포켓몬 빵은 구매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어린 친구들이었다면, 연세우유 빵은 대학생이나 고등학교 성인 손님들이 대다수이다.      


 연세우유빵도 인기가 많아서 재고가 부족한 경우가 있었다. 물론 포켓몬 빵처럼 브랜드파워로 손님들을 끌어들이는 수준은 아니었지만, 포켓몬 빵보다 재고가 더 많이 들어옴에도 불구하고 사 먹지 못해 실망하는 손님들이 있었다.


 편의점 서비스 중 예약구매 서비스가 있다. 이건 CU앱으로 먼저 먹고 싶은 것들을 장바구니에 담은 뒤에 결제하고, 편의점에 와서 받아가는 서비스이다. 요새 연세우유 빵을 그렇게 결제하는 손님들이 꽤 있었다. 그런데 그때마다 연세우유 빵 재고가 부족해서 예약을 취소해야 하는 상황들이 생겨나고 있다. 가장 잘 팔리는 건 초코우유 빵과 솔티 카라멜 빵들이다. 기본 맛인 연세우유 빵은 재고가 넘쳐난다고 봐도 무방하다. 

 *연세우유 빵은 가장 기본적인 맛으로 연세 초코우유 빵, 연세 솔티 카라멜 빵 등 다양한 종류들이 있다.      


 이렇게 편의점에서 인기 있는 제품들은 한 번 크게 불타올랐다가 확 식는 것 같다. 과거에 인기가 정말 많던 허니버터칩도 지금은 매장에 가득한데 잘 팔리지 않는다. 이게 바로 유행이 지난 제품들의 비애다.   


 다음 편에서는 아주 무서운 이야기를 다룰 예정이다. 바로 징그러운 돈벌레!! 에 대한 얘기이

 

작가의 이전글 5. 용감한 아가 손님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