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나의 인연

오늘 나의 소망

by 파이민

거래처 가는 길, 고속도로에서 한 건의 교통사고를 봤다.

회사로 복귀하는 국도, 막히는 곳이 아닌데 유독 정체가 심했다.

편도 2차선, 앞에 가는 차들이 1차선으로 붙기 시작했다. 저속차량이 있어 그렇구나 생각했다. 거북이걸음 하듯 가다 서다 반복하다 보니, 정체의 원인이 보이기 시작했다.


제일 먼저 보인 건 암롤트럭, 소방관 둘이 운전석에 빠루 같은 장비를 대고 문을 따고 있었다. 그 앞엔 폐차된 수준의 소나타, 두 명의 여성이 놀란 가슴 쓸어내리며 대화 중인 걸로 보아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어 보였다. 차 안에 사람도 없었고.

시선을 조금 더 앞으로 옮기니, 폐차된 소나타 위에 가로로 올라타 있는 1톤 트럭이 보였다. 멀쩡한 외관은 큰 안도감을 주었다. 그리고 추돌의 선두엔 생채기 하나 없이 깨끗한 덤프트럭이 있었다. 아마도, 급정거를 했던 것이 아닌가 싶었다.



이렇게만 끝났으면 참 다행이었을 텐데...

운전석 문이 열리지 않던 암롤트럭을 지나가던 순간, 처참한 모습으로 멈춰있던 운전기사를 난 보았다. 그는... 굉장히 고단해 보였다. 그리고 그것은, 도로 위에 있던 나와 수많은 타인들의 모습 같기도 했다.


구조 후, 그의 운명이 어떻게 되었는지 난 모른다. 언제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의 마지막 모습은 조금 더 편안하고 행복한 모습이길... 잠시 스쳐 지나갔던 인연으로서 기도하듯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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