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을 산 날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당신이 이 글을 읽을 때쯤이면, 나는 더 이상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겁니다.
혹시, 모기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나요? 아니, 정확히 모기의 입장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나요? 촘촘한 모기장 안으로 들어올 수 없는 그들은, 늘 외롭고 배고프며 두려울 겁니다. 오밀조밀한 모기장 안에서 새어 나오는 행복은, 무엇하나 그들의 것이 될 수 없으니까요. 마치, 나의 어린 시절처럼 말입니다.
많은 사람들로부터 관심과 사랑을 받는 이들이, 난 싫었습니다. 악성 댓글을 다는 것은 엄연한 나의 취미였고, 좋든 싫든 그들의 반응은 나를 춤추게 하였습니다. 내 춤이 더 격렬해질 무렵, 화려한 춤도 추고 싶어 지더군요. 유튜브나 블로그 등에 콘텐츠를 올려 관심도 받고, 돈도 버는 이들의 삶이 부러웠습니다. 하지만, 영상과 글을 창작하고 다듬는 일은 내가 할 수 없는 것이었죠. 결국, 그들의 콘텐츠를 조금씩 훔치기 시작했고, 내 손과 양심이 더러워질수록 '좋아요'는 늘어갔습니다. 물론, 검은돈도 함께 말입니다.
관심과 사랑, 돈이란 것은 가질수록 더욱 갈망하게 되더군요. 타인의 콘텐츠를 훔쳤다는 생각 또한 시간과 나의 행복 앞에 쉽게 지워졌습니다. 난 이제, 이 행복을 지키고 누리는 모기장 안의 존재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내 콘텐츠에 '표절'로 시작하는 악성 댓글 하나가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높아진 심박보다 빠르게 그 글을 지웠지만, 밀려오는 불행은 막을 수 없었습니다.
"표절한 콘텐츠로 돈 버니 좋냐?! 이 사기꾼아!"
"너 때문에 원작자가 사고당해 사경을 헤매고 있다!"
악성 댓글, 아니 쌓여있던 내 양심 위의 먼지를 훑어주는 글을 하나하나 읽었습니다. 나로 인해 표절자로 고통받던 그는 잃고 잃다, 생명까지 잃어버릴 수 있는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조여 오는 심장의 피가 내 눈에 가득 차는 느낌을 받으며, 난 잠시 기절했던 것 같습니다.
나는 대체 무엇을... 훔쳤던 걸까요...?
난 그의 인격과 재산을 강탈했습니다. 모든 콘텐츠에는 내가 아닌, 그의 역사가 담겨있었습니다. 때로는 명예로웠고 따뜻했습니다. 화해와 위로의 시간도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했던 것은 그의 서사가 녹아든 그 콘텐츠였습니다. 결국 난, 촘촘한 모기장 안으로 들어가 그의 피만 빨았던 것입니다. 그의 고통은 모르고 내 배만 채웠습니다. 피로 채운 포만감을 온기로 착각했습니다.
이제, 영원한 단식으로 참회할 시간이네요...
안녕하세요, 반가웠습니다.
태어나 처음으로, 내가 담긴 글을 읽어주어 고맙습니다.
당신은, 부디 당신으로 살아가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