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친구 천마산

호흡으로 대화하는 곳

by 파이민

주말 오후, 동네에 있는 천마산을 올랐다. 이 산은 300미터가 조금 안 되는 산이다.

절반쯤 올랐을 때, 뒤에서 거친 남성의 호흡소리가 들렸다.


"헉~헉~!"


나 또한 그 남자의 호흡과 유사한 소리를 내뿜고 있었다.


"학~학~!"


일면식도 없던 그와 난, 짧은 시간 동안 더 이상 진솔할 수 없는 대화를 나눈 느낌이었다. 한 주간 산아래에서 벌어졌던 그 어떤 교감보다 만족스러웠다. 생각해 보니 나무와 흙, 작은 동물과 곤충들도 산속에서 함께 호흡을 한다. 정상에 올라 만물의 호흡이 섞인 시원한 바람을 온몸으로 받아들였다. 좋은 기운만 여과시킨 대자연의 그 날숨을.


낮은 산이지만, 난 천마산이 참 좋다. 종종 달려들던 날파리와 러브버그 등의 곤충 친구들도 밉지 않다. 우리 함께 호흡하자. 주로 내가 위로를 받겠지만 가끔은 토닥이듯, 때로는 안마하듯 조심스레 널 딛을게. 나의 친구 천마산, 곧 다시 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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