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하는 것’보다 ‘나다운 것’

나는 거북이

by jooni

내가 잘하는 것이, 과연 나다운 것일까? 문득 스스로에게 묻게 됐다. 잘한다고 생각해 온 것들이 정말 잘하는 것이었을까? 잘한다는 것의 기준은 대체 무엇일까? 질문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오랜 생각 끝에, 잘한다고 여겨왔던 것들을 내려놓기로 했다. 타인에게 인정을 받는다고, 혹은 스스로 만족한다고 해서 그것이 곧 잘하는 것이 되지는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잘하는 것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아야 비로소 '나다운 것'을 그려볼 수 있는 틈이 생긴다고 믿게 되었기 때문이다.


잘하는 것에 집중하면, 온 시선이 거기에만 머문다. 칭찬이 나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칭찬에 매몰되면 더 많은 칭찬을 갈구하게 되고, 결국 타인의 시선만을 신경 쓰며 시간을 보내게 된다. 마치 경주마처럼. 양옆을 가린 채 앞만 보고 달리는 말에게 풍경은 없다. 새로운 도전, 새로운 시선을 스스로 가로막는 것이 바로 잘하는 것만 하려는 마음은 아닐까?


잘하는 것과 나다운 것이 같을 수 있다고 말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잘하는 것은 결국 평가에 기대는 일이다. 평가에는 보상이 따르고, 보상을 바라는 마음은 점점 커지기 마련이다. 반면 나다운 것은 누가 뭐라 해도 내가 가야 할 길을 가는 것이다. 내가 진정으로 바라고 원하는 것. 내 삶의 본질을 찾는 일이다.


거북이가 잘하는 것은 무엇일까. 느리지만 꾸준히 나아가는 것? 그렇다면 토끼가 잘하는 것은 빠르게 뛰는 것일 테다. 그런데 느리게 걷는 것은 모든 거북이가 하는 일이고, 거북이 보다 빠르게 뛰는 것은 모든 토끼가 하는 일이다. 잘하는 것의 기준은 결국 해석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나다운 것은 다르다. 해석의 여지 없이, 오직 나만이 할 수 있는 것을 찾아가는 시간이다. 느리게 걷는 거북이들 사이에서 자기만의 빛깔을 가진 거북이로, 빠르게 뛰는 토끼들 사이에서 자신만의 결을 가진 토끼로 성장하는 것. 잘하는 것을 넘어, 유일한 나만의 본질을 찾는 일이다.


여전히 잘하는 것과 나다운 것 사이에서 길을 헤매고 있다. 그럼에도 잘하는 것을 내려놓을 용기, 인정과 칭찬을 한 발짝 멀리할 수 있는 다짐은, 나를 조금씩 나다운 길 위로 데려다주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내 삶의 주인공은 나 자신이다. 그렇기에 잘하는 것이 아닌 나다운 것을 찾고자 오늘도 한 걸음 나아간다.


잘하는 것에 안주하고 머무는 대신, 내가 원하고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묻는 일. 나의 본질을 찾아서 내 안으로 떠나는 여행. 그 여행에 무게를 싣는 것이야말로 삶을 살아가는 이유가 아닐까? 더디고 오래 걸려도 나다움을 향해 나아가길 꿈꾼다. 나다움을 제대로 정의할 수 있는 그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하루를 더 충실하게 보내기를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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