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문장은 읽으면서 내 문장은 의심한다.

나는 쓰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by jooni

쓰기를 멈칫거리게 만드는 가장 큰 적은 외부에 있지 않았다. 바로 내 안에 있었다. 스스로 비하하며, 날카로운 검열관의 눈을 번뜩이고 있었다. 열에 아홉이 괜찮아도 잘못된 하나에 쉽게 '역시 난 안 돼' 하며 멈춰버리기에 바빴다.


타인의 문장을 보며 감동하고, 배움을 얻고, 작은 깨달음과 실천할 행동을 찾곤 했다. 그러면서도 내 문장만큼은 그와 같을 수 없다는 듯, 저만치 떨어뜨려 놓은 불필요한 짐처럼 대했다. 스스로 쓴 문장을 대하는 일에 냉혹하고, 가혹하고, 차별이 심했다.


왜 그토록 내 문장이 싫었을까? 많은 질문을 던진 후에 알게 되었다. 문장이 아니라, 내 마음을 먼저 들여다봐야 했다. 내 문장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려면, 무엇보다 마음을 살피는 일이 먼저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오랜 시간 나 자신에게 물으며, 무엇이 내 문장을 삐딱하게만 바라보게 했는지 이제야 조금 알 것 같다.


첫 번째는 비교 중독이었다. 좋은 문장들을 보며 부러워했고, 나의 문장과 견주며 한없이 초라해졌다. 내 문장도 좋은 문장이 될 수 있도록 반복하고 꾸준히 쓰기보다는, 감히 비교의 대상조차 되지 못한다고만 여겼다. 그렇게 나 스스로가 내 문장에 대한 믿음을 거두고 있었다.


두 번째는 지독한 자기검열이었다. 잘못된 것을 귀신같이 찾아내는 일에만 몰입했다. 마치 문제가 있기를 바라는 것처럼. 타인에게는 너그러운 시선을 건네고, 타인의 문장에는 그럴 수도 있다고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그 시선이 나를 향할 때면 날카로운 칼을 겨누듯 했다. 스스로에게 너그럽지 못했음이 분명하다.


내 문장을 대하는 태도는 결국 내 삶을 대하는 것과 같다. 스스로 비교하고, 비하하고, 검열하며, 일말의 온기라고는 찾지 못하는 상태. 그런 마음으로 쓴 문장이 어떻게 좋은 문장이 되길 바랄 수 있었을까. 좋은 문장은 글솜씨나 단어 선택, 묘사의 기교가 아니라, 결국 마음의 상태에 달려 있음을 이제는 의심하지 않는다.


좋은 문장을 마주했을 때, 비교 대신 그것을 내 것으로, 만들고 싶다는 마음을 가져보려 한다. 내가 쓴 문장에 검열관의 시선이 아닌, 따뜻하고 다정한 시선을 보내 보려 한다. 그렇게 쓴 문장이 결국 누군가에게 온기를 전하고, 마음에 울림을 줄 수 있을 테니까.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해서는, 나의 마음부터 올바르게 세울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스스로에게 자비를 가질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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