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한 문장을 기다리다 아무것도 쓰지 못했다.

나는 쓰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by jooni

쓰는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한 뒤, 오히려 쓰기가 더 어려워졌다. 내가 쓴 문장이 어색하게만 느껴졌고, 좋은 문장, 완벽한 문장을 쓰고 싶은 마음만 자꾸 커졌다. 그 마음이 어디서 오는지 들여다보니, 인생을 대하는 내 태도와 너무 닮아있었다. 완벽하게 준비된 뒤에야 시작하겠다며, 정작 아무것도 시작하지 못하는 그 모습.

책을 읽고 좋은 문장을 옮겨 적으며 나만의 글을 써보겠노라 다짐하지만, 막상 하얀 화면 앞에 앉으면 눈싸움만 하고 있다. 내가 고른 단어가 부족해 보이고, 내가 쓴 표현이 한없이 작아 보인다. 쓰다 지우고, 쓰다 지우고. 결국 빈 화면 그대로 하루를 닫은 날이 얼마나 많았는지 모른다.

그때 깨달았다. 쓰기가 거울이라는 것을. 일에서도 일상에서도 무의식적으로 되뇌던 말들 "아직 준비가 필요해", "아직 부족해" 그 말 뒤에 숨어 있던 진짜 마음을 쓰기가 비춰주었다. 완벽하고 싶다는 마음의 이면에는, 시작을 겁내는 마음이 있었다. 시작도 하기 전에 실패할 것이라고, 좋은 결과는 없을 것이라고, 스스로 한계를 긋고 있었다.

처음부터 완벽한 사람은 없다. 쓰기도 마찬가지다. 처음부터 좋은 문장이 나올 리 없다. 중요한 것은 완벽이 아니라, 뭐라도 적어 보려는 시작이었다. 돌아보면 인생에서도 그랬다. 시작하지 못해 놓친 것들, 준비가 안 됐다며 놓아버린 것들이 셀 수 없이 많다.

이제는 생각을 바꾸기로 했다. 완벽한 문장을 쓰려고 하기보다 매일 한 문장이라도, 한 단어라도 적는 쪽을 택하기로. 그렇게 쌓이는 서툰 문장들이 배움이고 성장이라고, 그것이 방향을 제대로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믿기로 했다.

쓰기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쓰지 않는 것이 문제일 뿐이다. 인생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하지 않은 일이, 하지 못한 일이 후회로 남는 것이니까. 더는 완벽하기를 바라지 말자. 완벽보다 더 소중한 것은 그저 시작하는 것이고, 매일 꾸준하게 지속하는 힘을 갖는 것임을.

쓰기를 통해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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