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요’만 바라면 글은 남지 않는다.

나는 쓰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by jooni

글을 쓰고 올리면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이 반응이었다. ‘좋아요’가 몇 개 달렸는지, 누가 댓글을 남겼는지. 숫자가 올라가면 괜히 어깨가 으쓱했고, 반응이 없으면 슬며시 마음이 가라앉았다. 어느 순간부터 글을 쓰는 시간보다 반응을 확인하는 시간이 더 길어졌다. 쓰는 사람이 아니라, 반응을 기다리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다.


좋아요는 빠르다. 손가락 한 번이면 된다. 읽지 않아도 누를 수 있고, 스쳐 지나가며 누를 수도 있다. 그래서 좋아요는 따뜻하지만 가볍다. 물론 그 안에 진심이 담겨 있을 때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흘러가는 타임라인 위의 잠깐의 호의이지, 내 글을 오래 곱씹었다는 증거는 아니다. 나는 그 가벼운 호의에 글의 무게를 맡기고 있었다.


문제는 ‘좋아요’에 익숙해지면 글이 달라진다는 것이었다. 반응이 좋았던 문장을 반복하게 되고,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이야기만 고르게 된다. 쓰고 싶은 글이 아니라 읽히고 싶은 글을 쓰게 된다. 내 안의 솔직한 목소리는 점점 작아지고, 그 자리를 반응이 채운다. 그렇게 쓴 글은 ‘좋아요’를 얻을 수는 있어도, 나 자신에게는 아무것도 남기지 못한다.


오래된 일기장을 펼쳤다.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았던 글들이었다. 문장은 거칠었고 맞춤법도 엉성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글들 앞에서 한참을 멈추었다. 그때의 내가 무엇을 느꼈는지, 무엇이 두려웠는지, 무엇을 간절히 바랐는지가 날것 그대로 담겨 있었다. ‘좋아요’가 단 하나도 없었지만, 그 글은 나에게 오래도록 남아 있었다. 반응을 의식하지 않았기에 오히려 진짜 내 목소리가 살아 있었다.


‘좋아요’가 나쁜 것만은 아니다. 다만 ‘좋아요’가 글을 쓰는 이유가 되어버리면, 글은 서서히 그 힘을 잃는다. 타인의 시선 위에 세워진 글은 그 시선이 거두어지는 순간 함께 무너진다. 반응 없이도 쓸 수 있는 글, 아무도 읽지 않아도 내가 읽었을 때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글. 그런 글만이 시간이 지나도 남는다.


이제는 글을 올린 뒤 반응을 확인하는 대신, 쓴 글을 한 번 더 천천히 읽어보려 한다. 이 문장이 정말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인가. 이 글 안에 오늘의 내가 살아 있는가. 그 물음에 고개를 끄덕일 수 있다면, ‘좋아요’가 없어도 그 글은 이미 충분하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이 아니라, 나에게 스스로에게 진솔한 글을 쓰는 것. 그것이 기록이 오래 살아남는 유일한 방법임을 이제야 알겠다.


반응에 변하고 흔들리는 쓰기가 아닌 나의 정의가 담긴, 생각이 담긴 쓰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함을 다시 한번 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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