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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폭탄 이후, K뷰티는 어디로 가야 할까?

할인보다 중요한 ‘현지화 전략’

2025년 9월, 미국이 소액 소포에도 15% 관세를 부과하면서 한국 뷰티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그동안은 800달러 이하 제품에는 관세가 붙지 않아 역직구로 K뷰티 제품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미국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격이 갑자기 올라버렸고, 한국 브랜드들은 단순히 ‘저렴하다’라는 무기로 시장을 공략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가격을 낮추는 방식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 할인은 단기적으로 판매를 끌어올릴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브랜드 가치와 마진을 동시에 갉아먹기 때문이다.






업계가 주목하는 대안은 현지화다. 미국 아마존 물류센터(FBA)를 적극 활용해 관세 부담을 최소화하고, 배송 속도를 단축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단순히 한국에서 배송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미국 내에서 경쟁 브랜드들과 같은 출발선에 서야 한다는 것이다. 또 아마존 내 가격 정책과 쿠폰 전략을 유연하게 운영해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동시에 틱톡샵을 통한 직판 구조를 마련하면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접점이 늘어나 브랜드 충성도를 쌓는 데 효과적이다.






관세가 업계를 흔들고 있지만 소비자의 관심 자체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 오히려 틱톡에서는 한국 스킨케어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grwm, #skincarehaul, #empties 같은 해시태그는 매일 수억 건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K뷰티는 여전히 ‘바이럴의 중심’에 서 있다. 흥미로운 점은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 단순한 ‘저가 제품’이 아니라 ‘효과에 대한 믿음’이라는 사실이다. 한쪽 얼굴에만 제품을 바른 전후 비교 영상, 물을 뿌려도 무너지지 않는 메이크업 테스트, 24시간 유지되는 타이머 콘텐츠 같은 영상들이 수많은 좋아요를 끌어낸다. 이런 스토리텔링이 아마존 구매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것이다.






문제는 아마존에서 소비자가 클릭했을 때다. 여전히 많은 브랜드들이 상세페이지에 제품 USP를 제대로 담지 못하고 있고, 프리미엄 A+ 콘텐츠 같은 기능은 활용조차 하지 않는다. 브랜드 스토어나 영상이 없으면 소비자는 신뢰를 잃고 경쟁 브랜드로 이탈하기 쉽다. 리뷰 관리 역시 방치된 경우가 많아 부정적 코멘트가 첫인상을 망치곤 한다. 여기에 더해 광고 전략도 필요하다. 자사 브랜드를 보호하기 위한 디펜스 광고, 경쟁 브랜드 키워드를 공략하는 오펜스 광고를 동시에 운영해야만 시장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다.





결국 이번 관세 이슈는 단순히 비용을 올리는 장벽이 아니라, 한국 뷰티 브랜드가 진정한 글로벌 플레이어로 성장할 수 있느냐를 시험하는 계기다. 아마존에서의 운영 최적화, 틱톡을 통한 커뮤니티 기반 확산, 현지화 전략을 통한 가격 경쟁력 확보. 이 세 가지를 동시에 잡는 브랜드만이 앞으로도 미국 시장에서 살아남고, 나아가 성장할 수 있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처럼, 관세는 K뷰티가 더 강해질 수 있는 또 하나의 출발점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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