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X

명사 너머를 보는 법. 이름에 구애받지 않는 본질에 대하여

by Dawdle Mag

대학을 다니며 실존주의 철학을 접했다.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조금 있다.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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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도 뇌리에 박혀있는 말이다.

왜 그 말이 유달리 특별했을까




본질이란 명사와 유사하다. X를 X이게끔 하는 것.

나는 사실 명사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명사는 현실이 아닌 허상을 쫓았다.

사람은 사람이다. 학교는 학교다. 학생은 학생이다.


명사가 반복된다. 사람사람답기를, 학교 학교답기를, 학생학생답기를 요구한다.


그러나 사람그저 사람이고 학교그저 학교이며 학생그저 학생일 뿐이다.


나에게 X를 X이게끔 하는 것은 오직 X, 그 밖에는 없었다.




이외의 품사들은 달랐다. 동사는 움직이며 형용사는 건조한 명사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가장 아끼는 품사는 부사였다.

힐끗, 결코, 꼭, 비로소, 늘, 이왕이면 …


그 미묘함이 좋았다. 거칠지 않은 섬세함이.

있는 그대로 볼 때 더 정확하게 볼 수 있다. 결국 이게 내가 얻은 교훈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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