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취미

by 나미

회사 점심시간에 '노래 부르기'라는 하나의 취미(?)가 생겼다.

내가 있는 사무실 뒤편에는 화물차 한 대가 지나갈 수 있는 작은 길이 나있다. 울적하던 어느 날 걸을 곳을 찾다가 발견한 곳인데, 언젠가부터 나는 시간이 허락할 때, 또 내 마음이 허락할 때, 그곳을 걸으며 마음에 와닿는 노래 가사나 글을 읊조리는 시간을 가지곤 한다.

흐린 하늘과 함께 하루를 시작한 날이었다. 오빠와 한참 여러 일이 많았던 것에 대한 후유증인지, 이것 저것 슬플 것도 많을 날이었다. 그날 내 마음에 들어온 노래는 '여우비'. 그리고 'Part of your world'. 여우비를 부르면서는 눈물인 났고, 멕시코에 오기 전 삼척에서 마음이 힘들었을 때 불렀던 Part of your world를 부르면서는 그때를 회상하며 마음에 한껏 감상을 적셨다. 그리고 사무실로 돌아왔는데 마침 오빠에게 점심은 잘 먹었냐는 카톡이 왔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나는 오빠에게 내 새로운 취미와 노래를 이야기해주었다. 오늘은 여우비를 불렀다는 한 마디에 오빠는 여우비의 가사를 한 소절씩 나누어 보내주었다.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 사랑을 아직 난 몰라서 / 더는 가가이 못 가요 / 근데 왜 자구만 못난 내 심장은 / 두근거리나요 / 난 당신이 자꾸만 밟혀서 / 그냥 갈 수도 없네요 / 이루어질 수도 없는 이 사랑에 / 내 맘이 너무 아파요 / 하루가 가고 밤이 오면 / 난 온통 당신 생각뿐이죠 / 한심스럽고 바보 같은 날 / 어떻게 해야 좋을까요? / 마음이 사랑을 따르니 / 내가 뭘 할 수 있나요?/ 이루어질 수도 없는 이 사랑에 / 내 맘이 너무 아파요...

그리고 오빠가 보낸 다음 메시지는 이랬다.

"하지만 오후에는 다른 노래를 흥얼거렸으면 좋겠네'

- 너를 만난 그 이후로 / 사소한 변화들에 행복해져 / 눈이 부시게 / 빛나는 아침 / 너를 떠올리며 눈 뜨는 하루 / 식탁 위에 마주 앉아 / 너의 하루는 어땠는지 묻거나 / 나의 하루도 / 썩 괜찮았어 / 웃으며 대답해주고 싶어 / 별것 아닌 일에 / 맘이 통할 때면 / 익숙해진 서로가 놀라웠어 / 널 사랑해 / 평온한 지금처럼만 / 영원하고 싶다고 / 너를 바라보다 생각했어 / 너를 만나 참 행복했어 / 나 이토록 사랑할 수 있었던 건 / 아직 어리고 / 모자란 내 맘 / 따듯한 이해로 다 안아줘서 / 무심한 말투에 / 서로 아플 때면 / 차가워진 사이가 / 견딜 수 없어 / 미안해 / 불안한 지금이라도 / 영원하고 싶다고 / 너를 바라보다 생각했어 / 너를 만나 참 행복했어 / 나 이토록 사랑할 수 있었던 건 / 아직 어리고 모자란 내 맘 / 따듯한 이해로 다 안아줘서 / 뜨거웠던 여름 지나 / 그리워질 빗소리에 / 하나 둘 수줍어 또 얼굴 붉히면 / 생각이 많아진 너의 눈에 입 맞출 테니 / 우리 함께 걸어가기로 해 / 나를 만나 너도 행복하니? / 못 해준 게 더 많아서 미안해 / 이기적이고 불안한 내가 / 너에게만은 잘하고 싶었어 / 오랫동안 나 기다려온 / 완벽한 사랑을 찾은 것 같아 / 날 잡아줘서 힘이 돼 조서 / 소중한 배려로 날 안아줘서 / 너를 만나...

"우리 오늘 오후에는 같이 이 노래를 흥얼거리자, 민아도 오빠도 같이"


작년 10월, 오빠와 처음 막 전화하기 시작했을 때 들었던 마음, 그래서 오빠한테 해줬던 말.

"오빠는 나에게 정석 같은 사람이야."

다시 한번 느꼈고, 우리는 그 순간을 함께 추억했다. 정말로 완벽한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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