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가 떠났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된 날, 너에게 쓴 편지
우리 둥이, 사랑스러운 둥이.
언제나 항상 곁을 지켜주던 너였어.
평소에는 내 곁을 그리 찾지 않았어도, 내가 속상할 때면 언제든 내게 다가와서 눈물을 핥아주던 너였지.
누나는 마음이 굳지 못한 사람이라, 속상한 날도 우는 날도 많은 사람이었어.
하지만 둥이는 언제든 이유를 몰라도 그냥 누나가 속상하니까 곁을 함께해줬어.
너같이 예쁜 아이가 내게, 우리 가족에게 와주었다는 사실은, 너와 함께할 수 있었다는 사실은,
너무나도 행복하고, 감사한 일로 언제나 기억할 거야.
더 많이 함께해주지 못했던 것 미안해.
겁이 많은 우리 둥이를 더 잘 보살펴 주지 못해 미안해.
좀 더 좋은 기억을 많이 심어주지 못해 미안해.
네가 나를 지켜준 것만큼, 보듬어준 것만큼 해주지 못해 미안해.
네가 하늘나라로 갔다는 시월 십일, 나는 무얼 하고 있었을까.
정말 소중한 너를 두고 나는 무얼 하고 있었을까.
마음이 너무 아파. 가슴이 막 조여와.
이렇게 모자란 나에게 너는 마지막까지도 날 살게 하는구나.
항상 이 세상을 다 아는 것처럼 말해오던 나였지.
그런데 정작 진짜로 소중한 것들에 대해, 내가 지켜야 할 것들에 대해 너무 소홀했어.
미처 그리 심각하게 생각해보지 못했어.
넌 이 세상을 떠나서까지 내게 선물만 가득 안겨주고 가는구나. 언제나 소중한 존재들과 함께함에 있어 그 시간이 결코 길지 않음을, 하루하루가 소중하다는 것을 알려주고 가는구나.
다음 생이란 것이 있다면,
나는 우리 둥이가 누구보다도 행복하고 또 건강한 삶을 맞이하기를,
그래서 그 행복을 오래오래 누릴 수 있기를.
그리고 또 하나의 바람이 있다면,
누나에게 한 번 더 찾아와 줄 수 있을까.
너를 좀 더 마음껏 사랑할 기회를 줄 수 있을까.
고마워 둥이야.
사랑해 둥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