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부동산을 경험하면서는 안정적인 시장이라고 느꼈습니다. 세금을 꼬박꼬박 내고, 영주권을 따고, 은행 신용을 쌓으면서 저금을 꾸준히 하고, 시장이 내려오기를 묵묵히 기다릴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일본은 긴 호흡으로도 버틸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그러나 홍콩은 달랐습니다. 처음에는 일본과 비슷하게 준비했으나, 이곳에서 깨달은 것은 부동산은 결국 사람과의 싸움이라는 점이었습니다. 홍콩은 정글이라 부를 수 있는 시장이었습니다. 속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의심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인간에 대한 불신이 커지게 되었습니다.
홍콩은 세계 3위 집값을 자랑하는 도시입니다. 작은 원룸 같은 집이 우습게 수억 원을 넘어섭니다. 부모로부터 상속세 부담 없이 현금을 지원받아 집을 마련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집값의 10~20%를 현금으로 내야 하므로, 억 단위의 돈을 부모가 보태주는 일이 일상적으로 일어납니다.
일정 금액 이하의 집은 90%까지 모기지를 받을 수 있읍니다. 그러나 이자율이 문제입니다. 일본의 1%대에 익숙했던 사람에게 홍콩의 3~4%대 금리는 큰 부담입니다. 달마다 갚아야 할 금액이 엄청나서, 대출을 받는 순간부터 숨이 막히는 시장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값은 10년 만에 2~3배까지 오르기도 합니다. 전세라는 제도가 없고, 월세는 감당하기 힘들 만큼 비쌉니다. 결국 집을 사지 않을 수 없는 구조 속에서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집을 사게 됩니다.
첫째, 땅은 내 소유가 아닙니다.
홍콩에서 부동산을 산다고 해도 토지는 개인 소유가 아니라 국가 소유입니다. 개인은 단지 토지 임대권을 가질 뿐입니다. 그래서 분기마다 홍콩 정부에 토지 임대료를 내야 하며, 집의 크기에 따라 보통 달마다 20만~100만 원 정도가 듭니다.
둘째, 토지 사용권은 기한이 있읍니다.
일반적으로 60년 × 2회, 총 120년 정도입니다. 아직 기한이 만료된 사례가 많지 않지만, 남은 기간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제도가 어떻게 바뀔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셋째, 오래된 집이 의외로 매력적일 수 있읍니다.
겉모습은 낡아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지만, 안은 새집처럼 리모델링된 경우가 많습니다. 오래된 집은 같은 가격에 넓은 면적을 제공하는 장점이 있읍니다. 반면 신축 아파트는 면적이 1/3 수준으로 줄어드는데도 가격은 훨씬 비쌉니다.
넷째, 50년 이상 된 집은 ‘보이지 않는 문제들’을 안고 있읍니다.
상하수도 파이프가 낡아 녹물이 나오거나, 전기 배선이 위험하거나, 창문 틈새로 빗물이 스며드는 문제가 많습니다. 집을 살 때 반드시 물 누수, 화장실, 배관, 전기 배선, 창문 상태를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올수리를 할 생각이 아니라면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홍콩은 단순히 집값이 비싼 도시가 아니었습니다. 사람과 제도, 돈과 신뢰가 얽혀 끊임없이 부딪히는 곳이었습니다. 일본에서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상황들이 일상이 되었고, 그 속에서 더 치열하게 배우고 버틸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기본 구조와 주의점만 정리했읍니다. 그러나 홍콩 부동산 이야기는 훨씬 더 많습니다. 오래된 집과 신축의 차이, 임대 시장에서의 문제들, 그리고 세를 놓으면서 겪었던 복잡한 경험들까지.
이 부분들은 다음 편에서 더 세분화하여 다루어 보겠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