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라는 말의 무게

무게감이 다른 거 같아...

by 윤남주

나는 하는 일이 그래서 그런지, 주변에 장애가 있거나 특수한 상황이 있는 사람들을 만나면, 사람들이 속 시원히 털어놓거나 고민 상담을 해오는 편이다.


그런데 영국에서 생활하면서 유독 느끼는 점이 있다. 자폐(Autism) 진단을 받았다는 아이들이 많다는 것.
한국에서는, 특히 첫아이를 키우는 부모에게는 교사입장에서는 의심 소견이 있어도 함부로 말하기 어렵다. “자폐 의심이니 병원 가서 진단 평가해 보세요”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감히.... 쉽지 않다. 그 가정을 무너트리는 기분이랄까 그리고 감히 부모님의 마음을 상상조차 할 수 없기도 하고


반면, 영국에서는 주변에서 만난 어린이들 중에는 응? 아닌 것 같은데 싶은 어린이가 자폐스펙트럼 진단을 받은 경우가 몇 명 있었다. 솔직히 내 관찰 기준으로 보면, 사회성이 조금 부족하거나 반복적인 행동을 하는 정도였는데, 영국에서는 DSM-5 기준을 조금 넓게 해석하거나 스펙트럼을 광의로 보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았다.
즉, 진단 자체가 한국보다 개방적이고 조금 더 포괄적이라는 느낌이었다.


한국에서는 '이상한 나라의 우영우'가 나왔을 때 자폐부모님들이 이건 판타지다라고 이야기했다는데.... 나는 다양한 자폐 특히 아스퍼거분들이 많은 영역에서 활동하는 걸 봐왔다. 미국 고용노동부 장애정책과 사무관님이 자폐셨는데, 본인의 정체성에 대해서 이야기하며 당사자주의를 말씀하셨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면..


한국에서는 자폐라는 단어 자체에 대한 두려움이 크고, 진단이 보다 엄격하게 받아들여진다. 반면 영국에서는 조금 더 다양한 스펙트럼을 인정하며, 아이들이 필요로 하는 지원을 중심으로 접근하는 느낌이다.


이 차이를 보면서, 문화와 시스템에 따라 같은 현상도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걸 새삼 느낀다.
그리고 부모로서, 혹은 전문가로서, 아이를 이해하는 방식도 달라질 수밖에 없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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