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 어린 시절의 기억
겁이 많은 아이였다.
잠깐 스쳐 본 무서운 영화 장면도
머릿속에 오래 남아 잔상이 되고,
그 잔상은 또 다른 공포를 만들어냈다.
그래서
화장실 문은 열어놓고 머리를 감아야 했고,
불 꺼진 방이나 닫힌 문만 봐도 기겁하곤 했다.
어느날, 연재는 평소처럼 화장실 문을 열어놓은 채
머리를 감고 있었다.
머리를 앞으로 숙일 때마다
무서운 상상이 밀려왔다.
혹시—
귀신이 내 옆에서
“나도 감겨줘…” 하며 따라 숙이고 있는 건 아닐까?
내 머리가 갑자기 길어지진 않을까?
천장 위에서 누가 날 내려다보고 있진 않을까?
오싹해진 마음으로
서둘러 머리를 감고 있는데—
바닥에 피가 툭 떨어졌다.
이내 또, 툭.툭.툭…
놀란 연재는
먼저 자신의 손을 확인했다.
피는 묻어 있지 않았다.
천장을 올려다봤다.
깨끗했다.
다시 머리를 숙이자,
또 다시 툭. 툭. 툭…
결국, 샴푸 거품이 잔뜩 묻은 채
화장실 밖으로 달려 나왔다.
“엄마! 엄마!!
화장실 바닥에 피가 자꾸 떨어져…
무서워서 머리 못 감겠어!”
부엌에서 설거지를 하던 엄마는
차분하게 연재를 바라보더니 툭 말했다.
“거울 봐.”
거울을 조심스레 들여다본 연재.
그 피는—
연재의 두 코에서 흘러나온
쌍코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