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한 살 헤프닝

Chapter 1. 어린 시절의 기억

by 서리가내린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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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이 많은 아이였다.
잠깐 스쳐 본 무서운 영화 장면도
머릿속에 오래 남아 잔상이 되고,
그 잔상은 또 다른 공포를 만들어냈다.


그래서

화장실 문은 열어놓고 머리를 감아야 했고,
불 꺼진 방이나 닫힌 문만 봐도 기겁하곤 했다.


어느날, 연재는 평소처럼 화장실 문을 열어놓은 채
머리를 감고 있었다.
머리를 앞으로 숙일 때마다
무서운 상상이 밀려왔다.


혹시—
귀신이 내 옆에서
“나도 감겨줘…” 하며 따라 숙이고 있는 건 아닐까?
내 머리가 갑자기 길어지진 않을까?
천장 위에서 누가 날 내려다보고 있진 않을까?


오싹해진 마음으로
서둘러 머리를 감고 있는데—
바닥에 피가 툭 떨어졌다.

이내 또, 툭.툭.툭…


놀란 연재는
먼저 자신의 손을 확인했다.
피는 묻어 있지 않았다.

천장을 올려다봤다.
깨끗했다.


다시 머리를 숙이자,
또 다시 툭. 툭. 툭…

결국, 샴푸 거품이 잔뜩 묻은 채
화장실 밖으로 달려 나왔다.


“엄마! 엄마!!
화장실 바닥에 피가 자꾸 떨어져…
무서워서 머리 못 감겠어!”


부엌에서 설거지를 하던 엄마는
차분하게 연재를 바라보더니 툭 말했다.


“거울 봐.”

거울을 조심스레 들여다본 연재.

그 피는—
연재의 두 코에서 흘러나온
쌍코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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