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바이벌! 회사 생존 설명서
스몰 토크. 상대방과 친밀감을 높이고 대화의 물꼬를 트는 소소한 대화. 산에 사는 호랑이가 아닌 이상 회사에서 스몰 토크는 피할 수 없다.
내향형도 외향형도 아닌 문간(?)에 서 있는 인간인 나는 업무적인 대화는 전혀 불편함이 없지만 스몰 토크에선 늘 어려움을 느껴왔다. 말을 할까 말까 할 땐 하지 말라는 얘길 너무 충실하게 따랐던 탓. 침묵을 못 이긴 윗사람이 먼저 궁금하지도 않아 보이는 걸 물어올 때 반성하곤 했다. 나보다 연차도, 나이도 많은 분들도 그냥 좀 친해지겠다고 노력하는데 나는 왜 이렇게 가만히 있지? 싶어서... 이젠 일부러라도 쓸데없는 소릴 늘리는 중이다.
실로 스몰 토크는 엄청난 능력이다. 잘하면 사회생활이 한층 윤택해지지만 잘하기가 어렵기 때문! 오히려 업무와 관련된 이야기는 필요한 내용만 말하면 되니 편한데, 스몰 토크는 주제를 잘못 잡다가는 안 하느니만 못하게 되는 수가 있다. 특히 연차가 쌓일수록 스몰 토크에선 프로 불편러가 되어야 한다.
나처럼 스몰 토크가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피해야 할 주제와 별로인 말도 괜찮게 바꾸는 법을 소개한다! 특히 나보다 연차 낮은 사람과 이야기할 때 참고가 되길...
① 크리스마스에 뭐 했어요? 애인이랑 여행 다녀왔나? -> 금지
② 아버지 직업이 뭐예요? 어머니는 가정주부신가? -> 금지
③ OO 씨는 모쏠이에요? 연애 한 번도 안 해봤어요? -> 금지
하지만 사적인 주제 다 피하다 보면 재미도 없고 거리감이 안 좁혀지는데? 한다면 방법이 있다. 내 얘기만 하거나 실질적인 도움을 주면서 하면 된다. 이렇게!
① 저 크리스마스에 남자친구랑 여행 다녀왔어요~ 제주도 갔었는데..(중략) OO 씨는 뭐 했어요? -> 허용. 맛집도 추천해주면 완벽.
② 저희 아버지가 원래 은행원이었는데 얼마 전에 퇴직하셨거든요. 약간 우울해 보여서 걱정이에요. -> 허용. 듣던 상대방이 자기도 먼저 가족 얘기를 꺼낸다면 주거니 받거니 가능.
③ OO 씨 혹시 만나는 사람 있어요? 없으면 좋은 사람 아는데 소개팅해볼래요? -> 허용. 소개해주면서 물으면 용서 가능.
* A 업무 지난주에 문제 많았죠? 마무리는 어떻게 하고 있어요? -> 금지
스몰 토크의 덕목은 '스몰'에 있다. 가벼운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심적으로 가까워지자는 건데 갑자기 일 얘기를 꺼내면 그냥 업무 시간의 연장일 뿐.
* 요즘 업무 너무 바쁘죠? 하 저도 죽겠어요. 왜 아직도 화요일이죠? -> 허용. 공감대를 형성하는 선에선 OK.
* 혹시 지난주에 'OOO' 예능 봤어요?
* 앗 아뇨. 저는 안 봐요^^;
* 아 그게 뭐냐면~~ -> 자제.
예능이나 드라마는 안 본 사람 입장에선 재밌게 듣기 어렵다. 물론 나만 보기 아까워서 영업하고자 하는 목적이라면 말리지 않겠지만, 이왕이면 이런 방식을 추천한다.
* 혹시 지난주에 'OOO' 예능 봤어요?
* 앗 아뇨. 저는 안 봐요^^;
* 오 그렇구나. 그런 류의 예능은 확실히 호불호가 갈리더라고요. 그럼 OO 씨는 주로 어떤 프로그램 좋아해요? -> 권장.
가능하면 상대방이 관심 있는 주제를 캐치하면 좋다. 서로 공통 관심사를 찾아내면 베스트!
정리하면,
좋은 스몰 토크 = 상대방이 원하는 만큼만 편안하게 자기 얘길 할 수 있는 열린 주제.
나쁜 스몰 토크 = 원하는 답을 알아내기 위한 질문 또는 자기만 관심 있는 얘기.
비자발적 스몰 토커들, 새해에도 빠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