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실 깊숙한 곳에 얼려둔 고등어는 차갑고, 비린내만 남아 있었다. 싱싱했던 고등어는 어느새 차가운 냉장고 안, 주인에게 잊혀져 갔다. 사 올 때만 해도 가장 좋은 놈으로 골라왔는데, 그 비린내를 견디지 못한 나는 그제야 알았다. 내가 생선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왜 그렇게 고등어를 집어 들었을까. 뭔가에 홀린 듯, 괜찮을 거라 믿고 데려왔는데 결국 견디지 못해 검정 봉투에 싸서 냉동실 가장 깊은 곳에 밀어 넣었다. 나도 그 감정을 다시 꺼내고 싶지 않았다.
지금도 시장에 가면 생선가게 앞을 지나치기조차 힘들다. 코끝에 닿는 비린내가 기억을 깨우고 다시 생선을 사볼 마음은 생겨나지 않는다. 그 냄새가 역해서, 도망치듯 잰걸음으로 지나칠 뿐이다.
다른 사람들은 잘도 먹는다. 왜 나에게만 이토록 짙게 느껴지는 걸까. 아니면, 모두가 나처럼 꾹 참고 견디고 있는 걸까.
나만 유난스러운 걸까. 아니면 나만 솔직한 걸까.
오늘도 냉장고 속 고등어는 무슨 맛인지 모른 채 얼어가고 냉동실은 여전히 비린내로 가득하다.
그게 사랑이었는지, 나는 아직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