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사가 될 거야!

실패에서 시작하다

by 남다정

달항아리를 잘 만들지 못한 것이 시작이었다. 나는 손재주가 없었으나 인내심이 있어, 소질도 없는 도자기를 오래도 만들고 있었다. 안정감 있고 멋진 달항아리를 만들고 싶어서, 일 년 동안 반복해서 연습했지만 변변한 달항아리를 하나도 만들어 내지 못했다. 그 작업이 지겨워질 무렵, 다른 걸 만들라는 선생님의 말에 “토분이요”라고 외친 것이었다. 토분은 도자기가 아니다. 초벌 소성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토분을 만드는 도예가는 잘 없을 것이다. 작가가 만드는 토분을 대체할 값싼 기성품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나는 도예가 지망생이라 연습용으로, 기분전환 삼아 토분을 만들기 시작했다.


달항아리를 일 년 이상 만들어 온 나는 조금 큰 기물을 만들 수 있게 되었기에 토분은 손쉽게 만들 수 있었다. 두께가 얇을 필요도 없었고, 정형하다가 바닥을 뚫을까 걱정하며 조심스레 굽을 깎을 필요도 없었다. 덜렁거리고 빨리 완성하고 싶어 하는 나에게 알맞은 과제였다. 꽤 여러 개의 화분을 완성했고 그중에 3개를 구웠다.


여기서부터가 시작이었다. 토분을 들고 화원을 찾아 식물을 심었다. 베란다에 두 개, 방에 하나를 두고 아침저녁 보살폈다. 식물 하나가 죽어서 다시 화분을 들고 가 올리브를 심어왔다. 올리브나무에 올리브가 열리냐고 묻는 한심한 나의 질문에 “잘 키우면 열리죠”라는 대답을 들었다. 식물을 잘 키워본 적이 없다. 올리브 열매가 열리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시에 내 정원을 가지고 싶다는 새로운 꿈도 생겼다.


“올리브 나무를 키운 게 시작이었어요. 올리브는 삽목이 되는 식물인데, 제가 삽목 한 올리브가 실패 없이 뿌리를 내리더라고요. 정말 신기했어요. 올리브 나무가 점점 많아져서 마당이 필요했어요. 화분이 아니라 진짜 땅에 제대로 맘껏 뿌리내리며 자라는 올리브 나무를 보고 싶었거든요. 사랑하면 그렇게 해주고 싶잖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