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돌아가신지 두달.
회사도 제치고 내려가 엄마의 임종을 지켰고, 장례식을 치뤘으며, 보험 처리를 하고, 49제까지 지냈는데.
여전히 엄마가 살아있는 것 같다.
전화하면 엄마가 "뭔일이데~?" 하고 반겨줄 것 같은데. 분명히 세 달 전만 해도 서로 사랑한다는 말을 세 번쯤 주고받고서야 전화를 끊을 수 있었는데.
왜 지금 엄마 휴대폰은 내가 보관하고 있을까.
왜 다시는 엄마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고, 손 잡을 수 없으며, 안아줄 수 없을까.
지독한 악몽이었으면 좋겠어.
내가 나 살기 바쁘다고 가족을 후순위로 둔 게 괘씸해서, 엄마가 나한테 주는 벌이었으면 좋겠어.
물론 엄마는 늘 내가 내 인생을 사는 걸 정말 좋아했지만, 엄마가 살지 못했던 방향으로 걸어가는 걸 늘 응원했지만.
그래도 엄마가 아픈 순간마다 멀리 있던 건 사실이잖아.
엄마는 내가 신경 쓸까 봐 악화된 걸 숨기고, 입원해도 가족들 다 입단속을 시켜서 한참 뒤에나 알게 하고.
그러지 말지.
나는 딸이니까 아픈 엄마를 걱정하는 건 당연한 건데.
나는 엄마가 입원을 하든, 수술을 하든 늘 늦게 알아. 일이 벌어지고서야 늘 알게 돼.
전화 할 때마다 이상해서 꼬치꼬치 캐물으면 피곤하다며 전화 끊어버리기나 하고.
아빠랑 동생도 그래. 엄마가 악화되면 악화됐다고 말 좀 해주지. 내가 내려간다고 하면 피곤하게 뭐하러 오냐고 말리기나 하고.
이제 이런 말을 해도 소용없겠지만…….
그냥 내가 자주 엄마 보러 갔으면 이런 후회도 안 했을 텐데. 괜히 남탓이나 하고. 나 너무 어리지 엄마. 나 아직도 가르칠 게 많아보이지?
나 일주일에 한 번은 울어.
일상생활 잘 하다가 틈틈이 엄마가 생각나면 울컥하고, 혼자 있으면 엄마 사진 들여다보고, 통화 녹음 좀 들었다가, 또 사진 보고, 그러다가 또 울어.
엄마가 없는 삶을 감당하기엔 내가 아직 너무 어린데 엄마.
엄마가 보고 싶어서, 밤마다 울고 있는 어린앤데. 꿈에라도 한 번 들러주면 안 될까?
진짜, 너무 보고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