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까지 잘못을 모를 수 있구나.
끝까지 정당화하려고 하는구나.
- 내 잘못이라고 저격한 사람을 공격한다.
- 많은 사람이 잘못이라고 말을 해도 본인은 모를 수 있구나.
" 하, 드디어 나왔네 근데 오늘 회사 왜 나온 거래? "
잘못은 본인이 해 놓고 오히려 화를 내는 직원에게 많은 사람들이 화가 나 있었다. 이대로는 회사를 다닐 수 없다면서 오랜 시간 동안 자리를 비웠다. 다시 회사에 나왔길래 다시 나온 사유가 궁금해졌다.
" 면담하러 온 거란다. 본인은 억울하고 너무 화가 난단다. "
" 뭐? 진심이야? "
" 응, 진심으로 말하더라. 자신을 저격하거나 비난한 사람들 당장 자기 앞에 와서 다 사과하란다. 그래야 풀린단다. 그리고 그 일이 있고 난 후 사람들이 자기를 다 왕따 시켰다고 하더라. "
" 엥? 그 일이 있고 난 후 회사를 한 번도 안 나왔다가 오늘 처음 나왔잖아. "
" 오늘 자기가 왔는데 사람들이 인사를 안 했데. "
" 인사는 자기가 하면... 되...는거 아닌가? 아, 말하지 않는 게 맞겠다. 여기서 멈추자. "
대다수의 직원들이 그 직원에 행실을 보고 화를 냈으나 본인은 자신이 정당하다고 이야기한다. 이렇게까지 생각이 극도로 다를 수 있다는 것에 놀랐고, 의아했다. 그런데 대부분에 사람들은 비난을 받아야 할 일이 생겼을 때는 본능적으로 자신을 합리화시키고 어쩔 수 없었는 이유를 말하기 급급하다. 내 생각에는 잘못이라고 느껴져서 상대에게 말을 해도 받아들이지 못하는 건 사실상 본능과 같다.
대다수에 사람들은 자신을 정당화시킨다.
그렇기 때문에 조언이나 비판도 준비된 사람에게 해야 한다. 잘못을 말한다고 해도 받아들일 준비가 대부분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되돌아와 나만 저격당하게 되고 구설수에 오를 가능성이 생기게 된다. 자신을 정당화시키는 사람에게 굳이 바르고 옳은 길을 가라고 길을 알려 줘 봐야 듣지 않는다. 그건 나를 적대시 대하게 만드는 계기를 줄 뿐 아니라, 자신을 정당화시키기 위한 이유에 나를 사용할 수 있는 빌미를 주게 된다.
점심을 먹기 위해 밥과 반찬을 먹을 만큼 떠 왔다. 내 앞에 앉으신 아주머니께서 내 밥과 반찬을 보더니
" 그렇게 흰 밥을 먹으니 몸에 안 좋지 내가 오늘 흑미로 만든 영양떡 가지고 왔으니 이것 좀 먹어. "
하고 권하셨다. 나는 이미 먹을 만큼 음식을 떠 왔기 때문에 다 먹을 자신이 없어서 거절을 했다.
" 제가 이미 먹을 만큼 음식을 떠 와서 다른 음식을 더 먹을 자신이 없어요. 전 안 먹을게요. "
" 뭐? 안 먹는다고? 그러다 몸이 골로 가는 거야. 나처럼 쓴소리 해 주는 사람이 없으니 그래. 그런데 이런 소리는 해 주는 사람이 필요해. 쓴소리를 하는 사람이 있어야 발전이 있지. 다 잘한다 칭찬만 하면 발전이 없어. "
" 하하하, 그렇긴 한데 제가 떠 온 음식을 버릴 순 없잖아요. 이미 제 식판에는 말씀하신 대로 안 좋은 음식이 가득 차 있어서 좋은 음식을 담을 수가 없네요. 그리고 제가 쓴소리를 받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는 상태다 보니 이제 첫 술을 뜨는데 왠지 체할 것 같은 느낌이 생기네요. 음식도 안 좋은데 스트레스로 병까지 생기면 이건 최악이 될 것 같아요. 그러니 우선 조금 편하게 안 좋은 음식 좀 먹겠습니다. "
좋은 음식이더라도 이미 내 앞에 다른 음식으로 가득 차 있다면 나는 그걸 받을 수 없게 된다. 이미 그 사람은 자신을 정당화시키는 변명으로 안이 가득 차 있기 때문에 그 사람을 위한 조언도 들어갈 수 없다. 이건 그 사람에게도 스트레스와 화를 불러일으키고 나도 바뀌지 않는 그 사람에게 화가 나게 된다. 그런데 다시금 잘 생각해 보니 그 사람도 그 사람이지만 사실은 내가 그런 사람이었던 거 같다. 나 역시도 상대가 비난을 하거나 조언을 하려고 할 때 공격이라고 생각하고 돼 받아치거나 내 딴에 정당하다고 생각되는 이유를 늘어놓으면서 그 사람에게 나의 당위성을 설명하려고 했다. 남을 비방하기 전 나는 그런 사람이었나? 다시 생각해야 했었다. 상대를 설득시키는 것보다 더 쉬운 건 나를 바꾸는 것이다. 내가 바르고 내 행실이 내가 말한 것과 같은 사람이 되었을 때 오히려 더 큰 설득력을 가지게 된다. 상대에 대한 비난을 하기 전 나는 잘못을 잘 받아들이고 수긍하는 사람이었나 생각해 보자. 나 역시 본능적으로 방어막을 치고 정당한 사유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급급한 것처럼 그 사람도 저런 모습을 보이는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
이 사실을 알고 난 후 나는 " 이렇게 까지 모를 수가 있어? " 란 말을 하지 않게 되었다. 이제는 속으로 ' 흠, 이렇게 까지 모를 수 있겠구나. '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비난을 조금씩 멈추게 된다.
인간이 스스로를 정당화시키는 것은 당연한 거다.
라는 생각이 나를 이해시키기 시작했다. 저 사람이 저러는 건 자신을 위해 발동된 저 사람에 방어기제이다. 그러니 굳이 내가 파헤치려고 하지도 말고, 끝까지 추궁하거나 비난하지도 말자. 지금은 강한 방어막이 발동되어 있는 상태기 때문에 잠시 멈추고 기다리자. 정말을 해야 한다면 방어막이 약해지고 마음이 풀어진 한참이 지난 어느 날, 저녁 한 끼 먹고 커피 한잔 마시고 난 후 해도 늦지 않다. 굳이 저 방어막을 내가 깨 부수고 상처를 가득 내면서 지금 당장 알려줘야 할 사실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