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를 거라고 생각하나?
- 내 일이 아니라서 입 다물뿐이다.
" 하아, 무슨 말하는 거야? 앞뒤가 다르잖아. "
" 아! 됐어. 넘어가자. 내 인생인가? 지 인생이지! 굳이 우리가 궁지까지 몰 필요는 없잖아. 욕을 먹어도 자기가 선택한 일에 대한 결과니 자기가 각오하고 받겠지. "
" 이걸, 모를걸라고 생각하는 건가? 다 아는데 그냥 넘어간다고 생각하지 않나? 이런 게 자꾸 쌓이면 본인에게 결국 손해가 돌아갈 건데.. 에효..."
손해 보기 싫은 마음이나 숨기고 싶은 마음에 하는 거짓말로 상대가 속아서 넘어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 굳이 파고 들어서 궁지로 사람을 몰 마음이 없기 때문에 조용히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거짓말이 완벽하게 통했다고 생각하고 큰소리치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다. 회사에서는 거짓말이 통하는 경우는 없다. 결국 다 드러나게 되어 있다. 시간에 문제일 뿐이다. 드러나지 않았다고 생각되는 문제가 있다면 그건 나만 빼고 다 그 사실이 거짓인 걸 알고 있지만 말을 하지 않을 뿐이다.
회사는 생각보다 개인주의가 강하다. 굳이 내게 손해 볼 일이 아니면 파고 들어 가지 않는다. 그래서 놔두는 거다. 회사는 생각보다 인간적인 면이 있다. 그래서 그 사람을 궁지로 몰아서 어렵게 하고 싶지 않아서 참고 넘어가는 거다. 하지만 그 사람에 말이 거짓인 걸 알고 있다. 그러나 입 밖으로 잘 말하지 않는다. 그냥 놔둔다. 왜냐하면 그 사람이 책임질 문제기 때문에 굳이 내가 말해서 일에 엮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에 관계는 이런 모습들이 쌓여서 서로를 대하게 된다. 그 사람이 하는 거짓은 손해 보지 않겠다는 본인이 그어 놓은 선이다. 나는 그걸 알고 있기 때문에 이후 그 사람을 대할 때 나는 그 사람에게 무엇을 쉽게 오픈하지 않는다. 나도 선을 긋게 되고 진정성을 가지지 않고, 손해 보지 않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대하게 된다. 이건 거짓을 말한 일에 대한 결과다.
회사는 거짓말이 통하지 않고 결국 다 드러나게 되어 있다는 걸 몇 번의 경험을 통해 뼈저리게 느끼게 된 후 나는 거짓말에 대한 부분을 조심하게 되었다. 피하고 싶고, 조용히 넘어가고 싶은 마음에 가볍게 던지는 거짓말조차 숨겨지지 못하고 드러나 어려움을 겪게 되었고 이 건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일임을 알게 되었다. 피하고 싶은 마음에 거짓을 말하고 변명을 할까 고민하다가고 다시금 생각을 돌이킨다.
" 차라리, 그냥 결과를 제대로 맞이하고, 받아들이자! 결국 이게 나아! "
얼마 전 일을 거절하고 크게 공분을 산 직원이 있었다. 그 직원이 일을 피한 것도 잘못이었고, 본인이 일을 피하기 위해 한 거짓말이 사람들을 더 화나게 했다. 본인은 거짓말이 아니라고 더 크게 소리를 내고 변명을 하였고, 그럴수록 말에 앞 뒤는 맞지 않아 더 크게 수면 위로 문제가 올라왔다. 많은 사람들이 화를 냈다. 급기야 그 직원이 나가겠다고 이야기했고 화가 난 다른 직원들은 나가라고 큰소리치기 시작했다. 결국 지혜로운 다른 사람이 뛰어와서 " 그게 정답이 아니잖아. " 하고 말리면서 어느 정도 진정이 되기 시작했다. 순간에 좀 더 편한 방법을 선택해 시작한 작은 거짓이 더 큰 문제를 일으키고 결국 퇴사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한 날은 아침에 늦잠을 자서 지각을 했으면 한번 욕먹고 큰 소리 좀 듣고 버티면 되는데 그게 싫고 나쁜 소리 듣고 싶지 않아서 아이가 아침에 넘어졌는데 뼈가 부러진 것 같다고 병원에 급히 다녀오겠다고 거짓말을 한 직원이 있었다. 나중에 말하는 이야기가 이상해서 넘어갈까 싶다가도 이 직원이 이런 거짓말을 한 적이 몇 번 있어서 결국 상사가 칼을 뺴 들고 영수증 좀 확인하자고 진료비 세부 영수증 가지고 와 보라고 해서 퇴사까지 한 직원이 있다. 처음 몇 번 넘어가서 본인은 거짓말에 다들 속아 넘어갔다고 생각했었다. 사실 눈치를 채고 알고 있었지만 굳이 이 문제를 수면 위로 올리고 싶지 않아서 그냥 놔둔 상사에 배려였던 거다. 그 사실을 본인 빼고 다 안다.
회사에서 한 거짓말은 본인 빼고 거짓말인 거 다 알고 있다.
라는 말이 있다. 그리고 이런 문제가 하나씩 쌓여 그 사람을 대할 때 다른 사람들에 생각과 태도를 만든다. 그 역시 그 사람이 선택한 문제에 결과다. 지금 당장 위기를 모면했을지 몰라서 그렇게 피해 가는 그 사람을 보면서 회사 사람들도 그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생각하고 결정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지금 당장에 좋은 결과만 바라보는 짧은 생각을 접어야 한다.
그 직원과 똑같은 일이 내게 일어났다. 나는 문제를 거절해야 하는데 거절했을 때 나에게 사람들이 얼마나 욕을 하고 숙덕이게 될까 하는 걱정에 주저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문제에 대한 고민을 다시 풀어서 생각했다.
나는 무엇을 고민하는가?
생각해 보았다. 첫째 나는 사람들에 숙덕거림과 평가를 고민했다. 이 고민을 다시 보았다.
' 이건 내게 해결하고 생각할 문제 인가? '
아니다. 이건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잖아. 이 문제 때문에 내 행동이 바뀐다면 그게 더 이상한 게 아닌가? 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 다른 사람에 평가나 생각은 그 사람이 할 일이지 내가 할 일이 아니야. 그건 그 사람에게 맡기자. '
그렇게 첫 번째 고민을 털어놓았다.
두 번째 나는 ' 이 일을 어떻게 거절할 것인가? '이다. 정답은 하나였다. 솔직하게 그리고 덤덤하게 이야기하자. 그리고 그 사람이 뭘 하든 내 선택에 대한 결과를 덤덤히 받고 그냥 버티는 방법 밖에 없었다. 동정심에 호소하는 오류도 범하지 말고, 사생활을 다 오픈하는 것도 내 약점이 될 수 있다. 허세도 동정심도 다 좋지 않다. 그냥 필요한 것만 덤덤히 전달하자 라는 결론이 내려졌고 나는 단 한 문장으로 거절에 이유만 적어서 보냈다. 상대는 글을 읽고 10분간 아무런 답이 없었다. 그리고 이내 답이 왔다.
" 혹시 내가 더 알아야 할 일이나 도와줄 일이 있나요? "
" 지금은 없어요. 필요하다면 그때 말씀 드리겠습니다. 제대로 응하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
" 아니에요. 이 상황에서 버티고, 이어 나가고 있는 걸로 사실 계속 고마워하고 있었어요. 혹여 더 변동 건이 있다면 주저 없이 말해 주세요. 이 건은 수정 처리 하겠습니다. "
얼마 전 같은 사항으로 한 직원이 크게 문제가 된 지 불과 며칠 지나지 않은 상태였다. 그래서 나는 수많은 비난이 돌아올 것을 예상하고 많은 두려운 결과를 각오하고 한 말 이였으나 돌아온 답에 나는 순간 당황했다.
' 이게 이렇게 쉽게 이해해 줄 문제였나? '
때로는 우린 타인에 행동과 생각까지 우리가 다 껴안고 고민하고 걱정한다. 그렇게 되면 내 문제는 더 크게 보이고 작은 언덕 이었던 문제는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타인에 반응에 대한 걱정 때문에 태산이 되어 버린다. 그러나 그 태산은 내 걱정이 만든 허구의 산일 가능성이 더 크다. 내 걱정이 내가 넘을 수 있는 작은 언덕을 허구의 태산으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내가 해결할 수 없는 타인에 반응까지 다 껴안고 미리 걱정하지 말자. 그 걱정이 두려움을 만들고 넘을 수 없는 태산과 같은 허구의 두려움이 거짓말을 만든다. 그리고 그 거짓이 드러날 때 작은 언덕이었던 문제는 진짜 태산과 같은 문제로 바뀌어 버린다.
회사 생활에서 진정성이 중요한 큰 이유 중 하나가 이것이다. 이런 하나가 모여서 사람들은 그 사람을 어떻게 대할지 결정하게 되고, 그 사람을 향한 하나의 선을 만든다. 내가 진정성을 가지고 사람을 대해야 그 사람도 나에게 진정성을 가지고 오픈할 수 있다. 설사 하나의 거짓이 잊어졌다고 해도 인간관계라는 건 무의식적인 상호작용이다. 이런 하나의 문제들이 사람들에 무의식을 형성하게 되고 은연중 사람들에 태도로 나타나게 된다. 그래서 누구도 쉽게 볼 수 없고, 함부로 할 수 없고, 거짓으로 대할 수 없는 것이다.
당장은 거짓말이 그 순간에는 더 빠른 방법 같아 보이고, 정직한 사람이 어리석고 돌아가는 사람처럼 보이겠지만 사람의 관계는 하나하나가 쌓여서 제대로 된 관계를 만들게 되어 있다. 당장은 느리고 힘들어 보이지만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