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안단테 살롱
나에겐 나만의 안단테 살롱을 즐기는 시간이 있다.
조금 느리지만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시간.
나만의 안단테 살롱을 열어
끄적이는 일기에 관한 기록을 남긴다.
처음 <오늘 가장 빛나는 너에게>를 받고, '이 책을 활용해 모닝 페이지를 쓰면 좋겠다'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6월 14일부터 100일 동안 꾸준히 이 책을 기반으로 일기를 썼다. 노트에 쓰진 않고, 매일 두드리는 키보드를 사용했다.
6월에는 나 자신에 대한 불만이 꽤 많았다.
지금 돌아보면 '대충대충' 살기만 한 건 아닌 것 같은데, 내가 바라는 만족도가 정말 높았기 때문에 그 만족도가 성에 차지 않으면 대충 산 것 같다는 느낌을 받곤 했다. 100일 일기를 쓰면서 마음을 보드랍게 살피고, 스스로 세운 기준을 '나'를 위해 낮추었다. 주변에서 멋대로 내 기준을 높게 만드는 경우가 있었는데 그것도 다 차단했다. 최근 크게 아팠던 것도 영향이 크겠지만, 지금은 '설렁설렁해도 행복하게 사는 삶'이 더 근사하게 느껴진다.
100일을 돌아보면 참 여러 가지 일이 있었다. 특히 '싫은 사람'에 관한 태도가 명확해졌다. 예전에는 누군가를 싫어한다는 것 자체를 죄처럼 느꼈다. 하지만 세상에는 이유 없이 나를 미워하는 사람과 음해하는 사람도 있다. 나 또한 거부감이 드는 사람도 있다.
특히 스토커나 다름없던 사람을 손절했고, 그 사람과 관련된 일부가 신경을 긁길래 차단한 일은 정말 잘한 선택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전에는 누군가 내게 상처를 줘도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이해하고 용서해 줬지만, 그렇게 하다 보니 내 몸과 마음에 병이 나더라. 결이 맞지 않는 사람과 억지로 맞추며 사는 건 생각보다 더 최악의 일이기에, 일기장 덕분에 솔직해질 수 있었다.
그러고 보니 내년이면 일기를 쓴 지 2N주년이 된다.(다시 계산해 봐야겠다.) 어릴 때부터 일기를 써오긴 했지만, 정확히 언제부터 시작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얼마나 일기를 썼는지 명확히 기억이 안 날 정도로 일기는 꾸준히 써왔다는 것만 기억할 뿐. 지금은 어디 갔는지도 모를 한글 파일과 노트에 무수한 내 이야기가 담겨 있다.
내가 지금도 일기를 꾸준히 쓰는 이유는 일기 덕분에 매일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있다는 믿음 덕분이기도 하다.
<오늘 가장 빛나는 너에게>를 활용해 100일 일기를 썼으니, 다음에는 어떤 책을 활용해 볼까 고민 중이다. 책이 없어도 일기 쓰는 건 자연스럽지만, 좋은 책과 함께하는 일기 여정은 더욱 특별하니까. 일기를 쓰는 것만으로 하루하루 치유되고 행복해지는 느낌이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