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웹소설 작가의 고통 탈출 일지 1부
지난 목요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귀가 미친 듯이 아파서 동네 의원에 갔다. 의사 선생님은 귀 안에 상처가 생겼다고 했다. 귀에 상처가 나면 목까지 아플 수 있다는 말에 그럴 수도 있겠거니 싶었지만, 그날 오후부터 두통이 시작되고 온몸이 아프더니 저녁이 되자 힘이 쭉 빠져 침대와 소파를 오가는 게 전부였다.
고작 귀 안에 상처가 생겼다고 이렇게 아플 거라곤 상상도 못 했다. 그래서 '혹시 코로나 아닐까?' 하는 마음에 저녁에 자가 검사 키트를 구매했는데, 다행히도 코로나는 아니었다. 올해 코로나에 걸려 정말 힘들었던 기억이 있어서, 코로나가 아니라면 내일은 좀 나아지겠지 하는 희망으로 겨우 잠에 들었다.
하지만 다음 날 눈을 뜨니 컨디션은 훨씬 더 엉망이었다. 침을 삼키는데, 이게 침인지 칼인지 구분이 안 되더라. 물 한 모금 마시는 것조차 고통스러워서 눈물을 흘리며 겨우 마셨다. 비몽사몽 정신도 제대로 차리지 못하고, 오전 내내 자다 깨다 하다가 오후에 겨우 이비인후과에 다녀왔다. 버스를 타고 가는 내내 토할 것 같고, 어찌나 아찔하던지. 태어나서 이렇게 아파본 건 처음인 것 같았다. 심지어 말도 제대로 안 나와서 의사소통도 정말 힘들었다. 목소리를 빼앗긴 인어공주가 된 것도 아닌데 말조차 안 나올 건 뭐람.
이비인후과에서 여러 가지 검사를 받았다. 의사 선생님은 귀에는 큰 이상이 없다며 '신경' 문제일 수 있다고 했다. 확실한 건 아니지만, 대상포진일 수도 있다고 하니 눈앞이 캄캄해졌다. 처방받은 약을 다 먹고도 문제가 지속되면 신경과나 피부과를 방문해야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마음이 편하진 않았다.
그날, 본죽에서 죽을 사서 챙겨 먹고 약을 먹은 후 잠을 잔 기억밖에는 없다. 해야 할 모꿈이 서포터즈 활동이 있어서 잠시 인스타그램을 켰지만, 댓글 관리는 도저히 손대지 못했다. 웹소설도 당연히 써야 하는데, 방에 LED등도 고장 났겠다, 내 몸도 엉망이겠다.. 글 쓰다 죽으면 그동안 노력이 무슨 소용인가 싶어서 약 먹고 눈을 감았다.
항상 내 몸보다 글을 쓰는 게 우선이었는데, 이번엔 처음으로 글보다 내 몸을 우선시하게 되었다. 코로나 걸렸을 때, 몸살감기 걸렸을 때도 글은 쓰고 또 썼는데 이번엔 키보드 두드리는 것도 못할 지경으로 몸이 엉망이 되어 있었다. 물 한 모금이 칼처럼 느껴지는 고통을 겪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 아니었나 싶다. 지금 살아서 글을 쓸 정도로 회복한 게 기적인 듯하다.
이 경험을 통해 나는 다시금 내 몸과 마음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었다. 아픔이 지나간 후에는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그리고 그 속에서 얼마나 많은 것을 당연하게 여겼는지를 생각하게 된다. 앞으로는 조금 더 나를 돌보며, 건강을 우선시해야겠다. 때론 글보단 건강과 목숨이 1순위가 되어야 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