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 죽겠지만 글이라도 쓰는 이유
좋은 책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읽고 또 읽게 된다. 내겐 줄리아 카메론 작가의 <아티스트 웨이>가 그런 책이다.
<아티스트 웨이>를 11번 회독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12번 회독이라니, 시간이 참 빠르게 흐른다. 준비되지 않았는데 시간만 쏜살같이 지나가는 느낌이지만, 이 또한 다 이유가 있겠지 싶다. 11번 회독을 할 때는 <오늘 가장 빛나는 너에게>를 읽으며 모닝 페이지를 쓰고 있었다.
그 사이 <오늘 가장 빛나는 너에게> 100일 일기도 마무리되었고, <아티스트 웨이>도 12 회독이 끝났다. 그동안 몸이 아픈 일도 많았고, 지금도 상태가 엉망이지만 뭔가를 해야 시간이 가는 것 같아서 글을 쓰고 있다.
<아티스트 웨이>를 12번씩이나 재독 했다는 것은 단순히 글을 빨리 읽었다는 의미가 아니다. 통독할 때도 있었지만, 12주 동안 꾸준히 아침마다(혹은 저녁마다) 읽으며 작업 시간을 다잡았다. 꼭 작업 시간을 시작할 때가 아니더라도, 기운이 빠질 때 펼치기 좋은 도서였다.
나는 튼튼한 강철 멘털을 가진 창작자는 아니기에, 비틀비틀하면서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힘이 되어 줄 멘토 같은 책을 활용하는 편이다. 살다 보면 고의로 남을 괴롭히는 사람도 만난다. 어쩔 수 없이 견제하는 사람도 있고, 고의는 아니지만 작업을 방해하는 사람도 있다. 나 스스로 방해꾼에게서 멀어지지 못해 끙끙 앓을 때도 있다. 신기하게도 그런 시기가 되면 동시성이 발휘된다. <아티스트 웨이>를 펼치면 힘든 시기를 잘 이끌어주는 글을 만날 수 있다.
쓰는 사람을 비롯해 스스로 창작자라고 생각한다면, 주저 없이 <아티스트 웨이>를 만나보기를 권하고 싶다. 당장 큰 결과와 성취가 나오지 않더라도, 삶을 예술로 즐기는 시선을 배울 수 있는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나쁜 사람을 만나도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는 마음을 갖도록 도와준다. 몸이 아픈 지금도 이 아픔이 다 이유가 있어서 아픈 거겠지 하는 마음을 만드는 데 도움을 준다.
A가 아파서 나으면 B가 아프고, B가 다 나으면 C가 아프고, 이렇게 연속적으로 아프니까 돌겠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이 또한 이유가 있어서 아픈 거겠지라는 마음가짐을 가지도록 도와준 책 중 하나였다
결국, 힘들게 아등바등하지 않게 해 주고, 자연스럽게 예술인으로서의 삶을 사랑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아티스트 웨이>는 나에게 그 어떤 책 보다 특별한 존재다. 앞으로도 이 책과 함께 감사한 삶을 이어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