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인생 초절전 모드로 살고 있습니다

어느 웹소설 작가의 고통 탈출 일지 10부

by 윤채

아프고 나서 나는 몸과 마음을 초절전 모드로 살아왔다.



일에 대한 열정과 사람에 대한 애정을 자연스럽게 줄였다. 예전에는 아픈 몸을 이끌고도 일과 사람에게 열정을 쏟아부었지만, 그렇게 아등바등 살다 간 내가 나를 죽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인생의 초절전 모드를 선택하게 되었다.




20241002_151326.png 출처 : 네이버 사전




내 삶에 초절전 모드를 적용하니, 먹기, 씻기, 잠들기 등 기본적인 것만 중요해졌다. 그 외에는 가벼운 운동, 명상, 그리고 쓰고 싶은 글을 쓰는 것 정도가 나의 일상이 되었다.



물론, 생계를 위해 해야 할 일도 해야 했지만, ‘좀 망치면 어때?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생각도 했다. 일을 망치는 것과 내 목숨을 잃는 것 중에서 후자가 더 중요하니까 그런 생각도 하게 되더라.



처음 초절전 모드를 인생에 적용했을 땐 불안과 두려움이 가득했다. 일을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하다는 죄책감에도 시달렸다.



하지만 그런 부정적인 감정을 꾹 누르고 나 자신을 돌보자고 결심했더니 행복한 이기주의자의 진짜 행복을 알게 되었다. (과거에는 나보다 타인을 위해 마음을 쏟고, 몸보다 일을 먼저 생각하곤 했다. 그게 나에게 무리라는 걸 알면서도 말이다.)




214028fg.jpg At The Edge Of The Forest (Edma And Jeanne) (c. 1872)_Berthe Morisot (French, 1841-1895)




앞으로도 초절전 모드에서 얻은 여유를 잊지 않고 살아갈 것이다. 아픔 속에서도 나를 사랑하고 회복의 시간을 소중히 여기기 위해서다. 지난 과거를 굳이 후회하지는 않지만, 앞으로는 조금 더 초절전 모드로 살며 나를 위하는 시간을 가지는 게 나에게 좋을 듯하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아이와 나들이하기 좋은 국립 한글박물관 - 입는 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