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마음이 길을 만든다
덕질이란?
일본어에서 유래된 단어로, '오타쿠'를 의미하는 '덕질'과 '취미'를 의미하는 '취미'가 결합된 형태이다. 이는 특정 분야에 대한 깊은 관심과 열정을 가지고 그 분야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연구하는 것을 의미한다.
돌아보면 처음에는 그저 재미로 시작했던 순간들이 많았다. 친구가 추천한 만화책, 애니메이션, 웹툰 등이 그 출발점이었을지도 모른다.
“딱 한 편만 보자”라고 다짐했지만, 어느새 드라나와 웹소설을 밤새 전 회차 몰아보는 날도 있었다. 이렇듯 흥미로 시작한 애니메이션 한 편이 또 다른 작품을 부르고, 웹소설 한 권이 전체 시리즈를 탐독하도록 이끌었다. 아이돌 무대 영상을 ‘한 곡만’ 듣겠다고 했지만, 결국 콘서트 영상까지 찾아보게 된 내 모습에 놀랄 때도 있었다.
분명 단순한 취미로 시작했지만, 나는 어느새 깊은 세계로 빠져들고 있었다. 좋아하는 마음이 스스로를 움직이게 했고, 그 열정은 자연스레 새로운 궁금증으로 이어졌다.
"이 장면은 어떻게 연출된 걸까?"
"이 캐릭터의 감정선은 왜 그렇게 설계되었을까?"
단순히 감탄하며 즐기던 것이 어느새 분석으로 전환되고, 나만의 상상 속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계기가 되었다. 소비자로 머무르지 않고 창작자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 순간들이었다.
덕질이 창작으로 이어지는 과정은 어쩌면 당연한 흐름이 아닐까?
오랫동안 좋아하는 것을 접하고, 그 의미를 깊이 파고들다 보면 그것은 결국 내 일부가 된다. 쌓여간 애정이 어느새 손끝의 움직임으로 이어져 “나도 한 번 만들어보고 싶다”는 충동을 불러일으킨다.
stan=n.(열렬한)덕후,덕질,처돌이 / v.덕질하다,팬질하다
stalker+fan의 합성어, 그만큼 열성팬을 의미
처음엔 좋아하는 작품과 영상에 댓글을 달며 감상을 나누었고, 곧 팬픽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새로운 세계관과 캐릭터가 스스로 탄생하며, 글로 표현하는 즐거움을 맛보게 되었다.
덕질은 결코 나를 가만히 두지 않았다. 좋아하는 것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나는 끊임없이 배우고, 정리하며, 무언가를 창조하는 여정에 들어섰다. 그 과정에서 나도 몰랐던 새로운 감각이 깨어나고, 나만의 세계가 한층 확장되었다.
한때는 덕질이 시간 낭비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확신하다. 덕질은 단순한 소비를 넘어, 내 삶을 변화시키는 원동력이자 창작의 씨앗임을.
우리가 애정을 쏟는 대상은 단순한 즐거움 이상으로 우리 일부가 되어 스스로를 성장시키는 밑거름이 된다.
너는 나의 미래 내 시공의 질서
Let me hold you Let me hold you closer
널 안고 입 맞출 때 내 겨울이 녹아내려
You're the sunlight
-투모로우바이투게더, Over The Moon 중에서
덕질을 하다 보면, 마치 겨울이 녹아 따스한 봄이 찾아오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좋아하는 것에 몰두하는 시간은 힘든 순간을 견디게 해 주고, 차갑게 얼어붙은 마음을 서서히 녹여내는 힘이 있다.
덕질은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우리를 움직이게 하고 지치지 않도록 버티게 하는 생명의 활력소다. 좋아하는 마음은 새로운 길을 열어주며, 때로는 고요한 겨울 속에서도 따스한 봄바람처럼 우리를 감싸준다.
지금 애정을 쏟고 있는 그 대상도 언젠가는 새로운 창작의 길로 이끌어줄 것이라 믿는다.
언제나 덕질하는 마음으로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가며, 그 과정에서 자신을 발견하고 한층 성장해 나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