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쓴 모닝 페이지, 결국 또 글이 나를 이끌었다

웹소설 작가가 쓰는 매일의 기록 조각들

by 윤채



쓰는 삶이 매일매일 꽃을 피워냅니다




웹소설을 매일 쓰며 살아간다는 건, 단순히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일이 아니다. 내겐 삶을 짓는 일이고, 나 자신을 매만지는 시간이기도 하다.



글이라는 게 매일 잘 써지면 좋겠지만 잘 써지는 날이 있는가 하면, 단 한 줄도 제대로 써지지 않는 날도 있다. 원드라이브 안에는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은 채 잠든 글이 수십 개씩 쌓여 있다. 반대로, 이상하게 누군가에게 내 글을 보여주고 싶어지는 원고도 있다.



돌아보면 글은 늘 결과보다 과정에 가까웠고, 끝내 무엇이 되지 않아도 나를 이루는 기쁨과 리듬이 되곤 했다.






<꽃길 모닝 페이지>(브런치 매거진)는 그런 내 글쓰기의 또 다른 흐름이었다. 나는 오래전부터 모닝 페이지를 써왔지만, 브런치에 공개적으로 매일 쓴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처음엔 어색했다. 내 속마음을 SNS에 드러낸다는 게 썩 편한 일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계속 써보자고 마음을 다잡았다. 100편까지 써보자는 목표를 세우고 시작했는데, 어느덧 60편이 넘어 있었다. 날마다 빠르게 지나가는 감정과 생각을 붙잡아 쓰다 보니 자연스럽게 기록이 쌓였다. 그리고 글이 내 안에 무언가를 고요히 바꿔놓기 시작했다.



매일을 기록하며 나는 다시 한번 확인했다. 글은 언제나 나보다 먼저 움직여 나를 이끈다는 것을. 모닝 페이지를 통해 흐트러진 감정을 정리했고, 불안한 마음도, 쓸모없다고 느껴졌던 날도 어딘가에 남길 수 있었다. 결국 또 글이 나를 이끌었고, 나는 글을 따라 앞으로 나아갔다.



최근에는 아이캔대학의 한 줄 글쓰기 소모임에서 리더로 참여하기도 했다. 짧은 문장 하나에도 하루의 감정이 담기고, 이어지는 문장들이 결국 나를 보여준다는 사실을 다시금 느꼈다. 특히 '할머니가 되어도 쓰고 있는 삶'이라는 제목으로 마지막 이음글을 썼을 때, 문득 스스로에게 속삭이듯 말하게 되었다.



"나는 어떤 모습이든, 결국엔 쓰는 사람이고 싶구나."






그 마음으로, 새로운 브런치북 《오늘도 웹소설로 꽃길을 씁니다》(예정, 가제) 기획을 앞당겼다. 엄청난 작법서나 거창한 성공담이라기보다, 매일 쓰는 삶을 살아온 한 사람의 반짝이는 기록이며, 쓰기로 나를 붙잡아온 과정을 정교히 만드는 일에 가깝다. (변동 가능성 매우 크지만 일단 실행하기!)



쓰는 삶을 선택했지만, 그 선택은 언제나 쉽지 않았다. '왜 이걸 쓰고 있지?' 싶은 날도 있었고, 아무 말도 꺼낼 수 없어 하루를 넘긴 적도 많았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계속 쓰고 있다. 글이 나를 완성하지 않아도 나는 글로 내 삶을 빛내며 앞으로 가고 있기 때문이다.



브런치에 남긴 모닝 페이지가 그랬듯 새로운 브런치북도 결국 글이 나를 이끌 것이라는 걸 믿는다. 더디고, 느리고, 때로는 흔들리더라도 매일 쓰는 사람으로 살아갈 테니까.



때론 거칠 고지칠 때도 길 위에서 나의 이야기를 계속 쓸 것이다. 그것이 내가 선택한 삶이고, 내가 만들어가고 싶은 꽃길이기 때문이다.





● 표현의 자유를 완벽하게 누리는 것은 사회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러니 자신의 생각을 감춘 채, 과민하고 불안정한 사람들에게 그들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해주어라. -로버트 그린

● 내가 항상 나에게 기쁨이 되지 않듯이, 그는 그저 존재 그 자체로 내 안에 자리하고 있어. -에밀리 브론테, 폭풍의 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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