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피드백은 당신의 글을 해칩니다
피드백은 분명 글을 더 나아지게 만드는 연료다. 하지만 그 연료가 독이 되는 순간도 있다. 나도 글을 써오며 다양한 피드백을 받고 해봤지만, 어떤 말은 나를 단단하게 만들었고, 어떤 말은 나를 아프게 만들었다.
피드백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도 중요하지만, 누구에게서 피드백을 받느냐 또한 중요하다.
이 글은 당신의 창작을 해치고, 멘탈을 갉아먹는 '도움 안 되는 피드백 유형 5가지'를 소개한다. 이 다섯 부류만 피할 수 있어도, 피드백의 질은 눈에 띄게 좋아진다.
겉으론 객관을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본인의 취향과 기준을 절대적으로 여기며 말한다.
"그 장면은 누구나 이상하게 느낄 거예요."라는 말 뒤에는 '내가 보기엔'이라는 말이 숨어 있다. 이런 사람들은 타인의 시선과 취향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창작자의 문장을 존중하는 태도도 부족하다.
객관을 말하는 사람일수록, 오히려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애초에 글을 오래 써본 사람이라면, 글이 ‘객관적’이라는 말이 얼마나 조심스러운지를 알고 있지 않은가.
피드백은 신뢰를 기반으로 주고받아야 한다. 피드백을 받기 위해 마감을 정해놓았는데, 계속 늦거나 답이 없는 사람은 애초에 글을 충분히 읽지도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급히 훑고 감정적으로 쓴 피드백은 방향을 잡기보다 오히려 글쓴이를 흔들게 만든다. 타인의 시간을 지키지 않는 사람은, 내 글도 소중하게 보지 않는다.
로맨스를 읽고 "현실성이 없네요.", 판타지를 보고 설정이 너무 뜬금없어요."라고 말하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장르 문법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클리셰에 대한 이해도 없고, 독자층의 기대도 고려하지 않는다. 이런 피드백은 장르의 정체성을 지워버린다. '이해 부족'에서 나온 지적은, 글을 쓴 작가의 문제가 아니라, 피드백 제공자의 정보 부족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역사 고증에 기반한 장면을 썼는데, 그 사람이 검색도 안 해보고 "그건 좀 아닌 것 같아요"라고 말하는 경우다.
실존 인물, 문화, 사회적 배경에 대한 이해 없이 '느낌'으로만 판단하면, 창작자는 근거 있는 설정까지 흔들리게 된다. 이런 피드백은 단순히 도움되지 않는 걸 넘어서, 창작의 기반 자체를 뒤흔드는 위험을 안고 있다.
터무늬 없는 비판을 하고 나서 "그냥 그렇다는 거예요, 뭐."라고 흐려버리는 경우는 최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말은 작가에게 혼란만 남긴다. 문제를 짚었다면, 그 의도를 명확히 해주고, 이유를 알려주는 것이 최소한의 예의다. 애매하게 말하고 빠지는 피드백은, 창작자의 에너지를 빼앗는 말장난에 불과하다.
피드백은 무조건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다. 특히 위와 같은 피드백은 오히려 창작자에게 혼란과 위축을 안긴다. 피드백을 고르는 기준은 ‘내가 고쳐야 할 점을 더 깊이 이해하게 해주는가’다. 맥락을 짚고, 구체적으로 제안하며, 글의 취지를 살려주는 피드백만이 도움이 된다.
당신의 글을 지킬 수 있는 사람만 옆에 두어라. 누구의 말도 아닌, 당신이 남기고 싶은 문장이 최우선이다. 도움 안 되는 피드백에 마음까지 흔들리지 않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