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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왜 내용보다 표지를 먼저 볼까?

독자의 클릭을 부르는 표지 심리학

by 윤채


전자책은 표지밖에 안 보입니다.



대놓고 이렇게 말한 챗GPT의 답변에 웃음이 나왔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아주 틀린 말도 아니다.



출처 : MY 챗GPT



나 역시 인터넷 서점에서 전자책을 볼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텍스트가 아니라 이미지였다.



제목보다도, 저자보다도, 먼저 마주하는 것은 언제나 ‘표지’였다. 우리는 시각 정보에 압도적으로 의존하는 존재다.



하버드대 연구에 따르면 인간이 외부 정보를 인지할 때 83% 이상이 시각에 의존한다고 한다. 즉, 책의 첫인상을 좌우하는 것은 결국 표지라는 이야기다.



0.3초 안에 시선이 멈추고 3초 안에 넘길지 클릭할지를 결정한다면 표지는 단지 ‘겉껍데기’가 아니라 ‘콘텐츠로 가는 문’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전자책을 만들 때, 글만큼이나 표지 작업에도 애를 쏟는다. 이번 네 번째 전자책 작업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웹소설 이렇게만 시작해도 됩니다』의 시각 톤을 일부 가져오되, 이번 이야기만의 메시지가 잘 드러나도록 구성과 색을 여러 차례 조율했다.



캔바 유료 이미지와 GPT의 제안을 병합해 전작들과 결을 이어가면서도 또 다른 얼굴을 만들어냈다. 그러다 좋은 프롬프트가 뽑혀, 전문 아티스트 분께 이미지 제작의 도움도 받았다.



The Mother and Sister of the Artist (1869-1870)_Berthe Morisot (French, 1841-1895)



이전 글에서 말한 것처럼 표지를 만든다는 건 책의 얼굴을 다듬는 일이다. 봤을 때 단순히 예쁜 이미지를 고르는 작업이 아니라, ‘이 책은 누구에게 어떤 말을 건네고 싶은가’를 고민하는 시각적 글쓰기다.



한 장의 이미지에 감정과 흐름, 톤을 담기 위해 다시 내 글을 들여다보게 되는 일. 그래서 나는 이 작업에 몰두하는 시간을 소중히 여긴다.



물론, 여전히 마음 한편엔 의문도 남는다.



‘좋은 표지면 책이 다 잘 팔릴까? 책의 핵심인 내용은?



표지가 좌우하는 부분도 분명 있긴 하다. 그 사실을 인정 하지만 한편으론 이렇게 믿는다. 좋은 글을 쓰면 그 가치를 알아줄 사람도 분명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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