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을 땐 먹는 것만 생각하자

무기력에서 벗어나는 평범한 방법

by 윤채

무기력한 시간을 지나던 때 먹는 일조차 쉽지 않았다.



입맛은 없고, 억지로 식사를 해야 하는 자리는 점점 늘어갔다.



음식은 눈앞에 있는데, 머릿속은 온통 다른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 짜증, 피로, 그리고 떠올리고 싶지 않은 장면들.



먹는다는 행위가 이렇게까지 고통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다.



이대로 계속 가면 몸부터 무너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식사를 할 때마다 하나의 기준을 정했다.



다른 생각은 하지 말고, 맛에만 집중하자.



아주 단순한 방법이었다. 한 입을 먹으면 그 음식의 온도, 식감, 그리고 맛을 느끼는 데에만 집중했다. 머릿속으로 다른 생각이 올라오면 다시 맛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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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방식은 생각보다 훨씬 효과적이었다.



심리학에서는 이런 상태를 마음 챙김이라고 부른다. 현재의 감각에 의식적으로 집중하는 행위다.



우리가 불안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뇌의 편도체가 과도하게 활성화되면서 부정적인 감정을 반복해서 떠올리게 된다.



그런데 시각, 촉각, 미각처럼 '지금 이 순간'의 감각에 집중하면 이 감정의 반복이 잠시 멈춘다. 대신 사고를 조절하는 전전두엽이 활성화되면서 감정의 강도가 자연스럽게 낮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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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였을까. 음식의 맛에 집중하는 동안에는 다른 생각이 거의 떠오르지 않았다. 싫은 사람의 얼굴도, 그 사람의 말투도, 싫은 자리에 억지로 앉아 있다는 생각도 잠시 멀어졌다.



그저 지금 먹고 있는 한 입에만 집중하는 시간. 그 짧은 순간들이 쌓이면서, 나는 조금씩 무기력에서 벗어나고 있었다.



어쩌면 우리는 거창한 방법을 찾느라 간단한 해법을 놓치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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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 때는 먹는 것에만 집중하는 일. 그 단순한 행동이 생각보다 강력한 회복이 될 수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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