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나를 더 사랑하기로 했다

조금 느리더라도 괜찮아, 안 죽어!

by 윤채

걱정한다고 해서 걱정이 사라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걱정은 붙잡을수록 더 또렷해지고,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며 나를 더 깊은 곳으로 끌고 내려간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거창한 해결책이 아니라 아주 작은 움직임이다.



걱정할 시간에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사소한 일을 하나씩 해나가는 것. 그것은 창밖을 보며 건네는 작은 감사여도 좋고, 거울 속 나를 향한 어색한 미소여도 충분하다. 그 작고 단단한 행위들이 모여 불안의 파도를 잠재우는 방파제가 된다.



꼼짝달싹 못 하고 침대에 누워 아침 햇살을 정면으로 마주할 때면 생각에 잠긴다. 나를 이토록 단단하게 성장시킨 것들은 정작 무엇이었을까. 내 삶을 지탱해 온 내면의 기둥들을 하나씩 짚어본다.



첫째는 나를 숨 쉬게 했던 좋은 책과 문장들이다. 둘째는 존재만으로 온기가 되는 사랑하는 이와의 시간, 셋째는 창틈으로 스며드는 바람과 볕처럼 자연이 주는 위로다.



여기에 매일을 기록하고 삶을 단정히 정리하는 습관이 더해지고, 마지막으로 흔들리는 순간에도 끝내 스스로를 믿어주는 마음이 중심을 잡는다.



이 다섯 가지는 세상 그 어떤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오직 시간과 진심을 들여야만 얻을 수 있는 나의 고귀한 자산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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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일은 여전히 많다. 마음껏 글을 쓰고 싶고, 사람들과 모여 뜨겁게 소통하고 싶은 욕심이 불쑥불쑥 고개를 든다.



하지만 지금 내게 필요한 것은 무언가를 더 잘 해내려는 의지보다, 현재의 나를 있는 그대로 안아주는 너그러움이다.



성취를 향해 내달리던 시선을 돌려 고단한 시간을 견디고 있는 나 자신을 사랑해 주기로 한다.



애쓰지 않아도 괜찮다.



그저 오늘 하루를 무사히 보내며 나를 다독이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창작의 시간이기 때문이다.





내가 여기 있는 까닭은 '예술'이 나를 이곳으로 이끌어왔기 때문이다. 예술의 부름에 순종하여 나는 여기로 왔다.

-아티스트 웨이, p7


창조성은 건강한 것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치유'된다. 창조성을 회복하면 사람들은 훨씬 더 위대한 자아를 발견하게 된다.

-아티스트 웨이,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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