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에 대한 참을 수 없는 반감

변화하는 환경과 사회란 어느 시대에나 디폴트 값이었다

by 김정은
엠지 애들 진짜 싫어. 정이 안 가. 애들이 이기적이고 인간적인 면모가 아예 없어. 예의도 없고. 요즘엔 내가 걔네들 눈치 본다니까. 어이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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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한 아내가 하루는 화가 난 목소리로 말했다. 아내는 이전부터 엠지 세대와의 갈등 때문에 불만을 토로하곤 해 오던 터였다. 나는 물었다.


또 무슨 일 있었어?


많은 일이 있었지. 코로나 걸렸다고 휴가 줬더니 코로나 안 걸린 게 들통나고. 근무조 짤 때 얌체처럼 빠져나가고 책임지는 거 싫어하고. 일은 일 대로 안 하려고 얌체 짓하고. 자기 이익이 걸린 일엔 또 얼마나 열정적인지. 어떻게 그런 괴물이 만들어진 거지? 한두 가지가 문제여야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운이 좋아(?) 소위 MZ 세대와 함께 일하고 있다. 뉴스를 만들기 위해 촬영 나갈 때 늘 짝꿍이 MZ이고, 후배들도 대부분 MZ다. 물론 나는 그들에게 열린 마인드, 겸손한 태도를 유지하고 어설픈 조언 따위는 안 하려 노력한다. 그들이 전배 세대의 말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 온 데다 나 역시 남의 일에 이러쿵저러쿵 끼어드는 것을 그다지 즐기지 않기 때문이다. 덕분에 나는 함께 일하는 그 친구들에게 그럭저럭 좋은 인상을 주게 되었다.


세대 간 감정은 간단하지 않다. 나는 개인적으로 지역이나 출생, 성별, 학벌 등 개인을 규정하는 단어 따위에는 별 관심 없이 살아왔다. 아니, 나는 그런 빌어먹을 단어를 싫어한다. 편견이 싫고 선입견을 갖기 싫기 때문이다. 편견은 보통 실상을 가리는 데다 진실을 포착하는 데 실제로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내 생각이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개별 사건을 통해서 몇 가지 샘플이 쌓이고 통계로 집계할 만한 의미있는 결과가 나왔다면 물론 하나의 굳은 생각이 만들어지리라. 예를 들어 나는 그렇게 해서 60대 이상의 노년층에 대해 그리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들이 4-50대를 싫어하듯 나 역시 60대 이상 노인들에 대해 호의적이지는 않다. 강력한 반감까지는 아니더라도 아주 가벼운 깃털 정도의 분노, 미움, 아쉬움, 노여움이 있는 것이다.


어른은 본받을 게 있는 사람이어야 하고 어질고 포용적이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내 생각에 비춰볼 때 지금 우리사회 60대 이상 노인들은 전혀 이와 거리가 멀다. 그들은 본받을 게 그다지 보이지 않고 어질지 않을 뿐만 아니라 포용적이지도 않다. 무엇보다 그들은 호전적이다.(평화를 지향하기는커녕 전쟁도 불사한다는 그들의 집단무의식에 혀를 내두를 때가 많은 것이다) 물론 나는 간혹 어른다운 어른들을 만난다. 아주 아주 가끔은 말이다. 60대 이상의 세대가 베이비부머 세대로서 힘겹게 일해 오고 산업화의 기반을 다진 세대라는 점을 잘 안다. 그런데 문제는 거기까지란 점이다.


60대 이상 노년층에 대한 내 감정에 비하면 2-30대 MZ에 대한 내 감정은 무척 호의적인 편이다. 가장 큰 이유는 내가 일하며 부딪히는 대부분의 청년들 때문이다. 그들은 대부분 성실하고 정직하고 태도가 바르며 예의를 갖췄고 겸손하다.


물론 몇몇 경우엔 엠지들이 나를 당혹시키는 사건(이에 대해서는 차후 에피소드를 통해 따로 자세히 이야기하려고 한다)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굳건한 하나의 선입견을 만들 정도의 일은 아닌 데다 나는 기본적으로 후배 세대에 열린 태도를 유지하고 싶다.


다만 내 아내가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는 잘 수긍이 간다. 요즘 세대, 확실히 다른 부분이 있다. 그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내가 키우는 내 아이들도 나와 다르고 나 역시 내 부모 세대와는 확연히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가니까.


세대에 관해 이야기할 때 중요한 것은 좋은 것은 이어가고 나쁜 것은 바로잡아 가는 것. 이것 한 가지가 핵심이 아닐까, 나는 생각한다. 자유롭고 창의적인 영혼, 상대의 권리를 인정해 주는 겸손함과 매너, 정직함과 성실함, 타인에 대한 배려와 사회 정의 같은 것들이 바로 그것들이리라.


요즘 젊은 세대가 핵개인화되어 가고 있고 이기주의가 곳곳에 엿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지나치게 성 갈등이 심하고, 물질만능주의, 학벌주의가 더 고착화되었다는 점, 극우화되어 가는 경향도 아쉽다. 나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어른들, 기성세대, 나와 같은 전 세대에게 큰 책임이 있다고 본다. 사회가 그들에게 제공한 교육 여건, 사회부정의, 열악한 사회보장제, 그리고 이른바 각자도생의 살벌한 사회 분위기 등은 누구보다 기성세대의 책임, 기성세대가 만들어 놓은 산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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